효과적 이슈 없으면 불리한 이슈 부각
야당·언론의 비판엔 적절히 대처해야

요즈음 새로 출발한 문재인 정부를 축하하고 성공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매우 높다. 필자도 이제 막 출범한 새 정부에 대해 성공을 기원하고 그 결과 국민의 행복을 염원하고 있다. 이번 탄핵국면을 거치면서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언론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우선 탄핵 국면과 연이은 대통령 선거에서 종합편성 채널(TV조선, 채널A, jtbc)의 역할을 새롭게 확인하게 됐다. 비록 보수 편향성을 비판받지만 국민의 지지와 신망을 잃은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 종편 채널들이 매우 비판적이었음을 확인했다. 비선에 의해 민주주의 정당성이 사라지고 의사 결정이 왜곡된 상황에서 종편 채널들은 '국정 개입' 이슈를 경쟁적으로 보도하였고 그 결과 박근혜 정부의 붕괴, 보수의 분열, 궁극적으로 정권 교체를 가져왔다.

둘째 탄핵 국면과 선거 과정을 보면 '북핵과 안보', '경제 불황과 저성장', '정치적 국정농단' 등 여러 이슈가 뉴스보도 과정에서 경쟁하고 있다. 그렇지만 점화효과 이론에 따르면 종편을 포함해 대부분의 언론이 '최순실 국정개입'을 강조하면 할수록 뉴스를 보는 유권자들은 '최순실 국정개입'을 기준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수행능력을 평가하며 대안으로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게 된다.

이처럼 유권자들은 현직 대통령을 평가하거나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할 때 모든 정보를 다 면밀하게 파악하기보다는 그 당시 가장 많이 접하거나 중요하다고 여기는 정보를 기준이나 근거로 삼는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점화 효과 사례로 1980년 미국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언론이 '이란 인질 구출 실패'를 집중적으로 보도하면서 결국 재선을 노리던 카터가 새로운 후보 레이건에게 참패하였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점화 효과를 새로운 정부에 적용하다 보면 국민의 기대에 비해 새로운 정부의 성공은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

우선 점화효과라는 것이 특정 정당에 유리한 것이 아니고 부분적으로 이슈 선택의 주도권이 언론에 있다는 점이다. 아마 새로운 정부에서도 많이 복잡한 이슈들이 있을 것이고 효과적인 이슈 관리가 없다면 정부에 불리한 이슈가 크게 부각되어 국민의 지지율이 하락할 것이다.

둘째로 정치와 언론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 국민 주권은 입법 권능을 행사함으로써 완성된다. 그렇지만 새 정부는 여소야대 국회와 막강한 보수 언론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기대만큼 과제와 입법을 완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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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새로운 정부의 성공을 낙관하기 어려운 이유로 모든 혁신과 개혁은 고통을 수반하여 강력한 저항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즉 다음과 같은 모든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정부의 성공이 가능하다. 광범위한 국민의 지지와 정부와 여당의 효과적이면서 강력한 리더십, 다수 야당과 언론의 비판적 보도에 대한 적절한 대처 등 모든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 정부가 성공하고 국민이 만족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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