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 중 헬멧 착용 등 몇 가지 원칙 정해
자가용 운전자·택시기사 위협운전 불안

보름 전부터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있다. 이른바 '자출족 대열'에 합류했다. 애마 '띵가띵가'를 타고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집에서 창원중부경찰서를 오간다. 거리는 코스에 따라 조금 차이가 나지만, 왕복 25㎞ 남짓이다. 하루 2시 30분가량 운동하는 셈이다. 잦은 회식과 폭음, 스트레스, 운동 부족까지 겹치면서 갈수록 팔·다리는 가늘어지고 배만 튀어나온다. 더는 'ET형' 체형을 내버려둘 수 없어 나름 큰 마음 먹고 내린 결단이다. 비가 오거나 미세먼지, 전날 술만 마시지 않으면 띵가띵가랑 한 몸이 되어 즐겁게 이동한다.

자전거를 타면서 몇 가지 원칙을 정했다. 먼저 헬멧 쓰기. 사실 최근까지만 해도 귀찮아서, 내 머리에 맞는 게 있겠나 등등 여러 핑계를 대면서 헬멧을 착용하지 않았다. 그런데 사고라는 게 내가 아무리 조심하고 신경을 곤두세워도 다른 사람에 의해 날 수도 있는 법 아닌가. 다른 부위는 몰라도 '머리'만큼은 제대로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보행자 뒤에서 절대 '따르릉' 소리 내지 않기. 나도 자가용 승용차가 없어서 많이 걷는 편이다. 길을 걸을 때 자전거가 뒤에서 경적을 울리며 옆으로 '쌩~'하고 지나갈 때 불쾌함이란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바야흐로 '보행자 중심 시대'다. 따라서 어렸을 때 즐겨 부르던 노랫말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르릉 저기 가는 저 사람 조심하세요 우물쭈물하다가는 큰일 납니다"는 이제 '박물관'으로 보내야 할 때가 됐다. 아, 이 대목에서 최근 경남지방경찰청(청장 박진우)이 보행자에게 길 건너기 편리하고 안전한 '대각선(×자)' 건널목을 4곳 더 늘리겠다고 한 건 무척 반갑고 고마운 소식이다.

세 번째 이어폰 꽂은 채 음악 들으면서 자전거 타지 않기. 중·고등학생을 포함해 상대적으로 젊은 층에서 이렇게 많이 탄다. 볼륨을 어느 정도로 하는진 모르겠지만, 자전거 운전하면서 이어폰으로 음악듣기는 여전히 당최 '이해불가'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모든 분께도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하고 싶다. 건널목, 특히 보행자 신호가 들어온 건널목에서는 제발 좀 차를 멈춰달라. 사람이 건너는 중인데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내달리는 건 예사고, 빨리 건너지 않는다고 경적을 '빽빽' 울리는 이도 적잖다. 보름 상간에 사고가 날 뻔한 아슬아슬한 장면만 대여섯 번이나 목격했다. '속도와 사고'는 비례한다는 말을 요즘처럼 실감한 적이 없다. 사람 좀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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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에도 한 가지 건의 드리고자 한다. 택시운전기사들을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해줬으면 좋겠다. 모든 택시기사님들이 그렇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면서 본 바로는 아무 데서나 경적을 신경질적으로 울려대고, 신호 위반에 난폭운전을 일삼는 건 거의 열에 아홉은 택시였다. 건너 들었지만, 낮에 '반주' 여러 잔 걸치고 운전하는 택시탔다가 낭패를 봤다는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도 있다. 한 번 점검해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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