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가금류' 거래 금지 문자 소비자들 생닭 오해
평균 20% 수준 매출 감소…"농식품부 검수 거쳐 안전"

"전통시장에서 파는 생닭 안심하고 드세요."

AI(조류인플루엔자)가 6일 위기 경보에서 '심각'으로 격상한 가운데 경남 도내 전통시장에서 생닭 등을 판매하는 유통업 종사자 표정도 심각했다.

경남도청이 지난 5일 '전통시장 등에서 살아있는 가금류 거래를 금지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긴급재난문자를 전달하면서 전통시장 내 생닭 매출이 급감한 탓이다.

흔히 전통시장에서 말하는 '생닭'은 도축공장에서 사들인 것으로 농식품부 관리 하에 검수를 받은 안전한 제품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생닭과 살아있는 가금류를 연관짓거나 혼동하면서 문자메시지 전달 3일 차인 7일 현재 평년의 20% 수준으로 생닭 매출이 떨어졌다.

AI가 위기 경보에서 심각으로 격상된 가운데 상남시장 생닭 판매점인 오리백화점에 소비자들이 찾지 않고 있다. /박종완 기자

상남시장 오리백화점 오남진(40) 대표는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닭이나 오리 등은 공장을 통해 들어와 안전한데도 시민들의 오해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하소연했다.

그는 "긴급재난문자가 오해의 소지가 있다. 전통시장에서 파는 생닭은 우리 상인들이 직접 도축하는 것이 아닌데 문자메시지 내용 때문에 소비자들이 닭이나 오리를 찾지 않는다"며 "긴급재난문자를 보낸 이유는 적절했지만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오 대표는 이어 "AI로 농가뿐 아니라 영세업자들이 함께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걱정이다"라며 "거래금지라는 단어 하나 때문에 상인들이 큰 피해를 입는다.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닭이나 오리 등을 구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16년째 상남시장에서 생닭을 판매하는 이종성(60) 씨는 성수기를 앞두고 AI가 발생한 데 대해 2차 피해를 우려했다.

이 씨는 "해마다 AI가 터지면 늘 힘들었는데 이번 AI는 겨울이 아닌 성수기를 앞둔 시점이라 걱정이다. 초복이 다음 달 중순이라 지금처럼 살처분이 많이 이뤄지면 생닭 공급량이 줄어들고 단가가 비싸진다. 그러면 또 매출이 떨어지는 악순환을 맞는다"며 2차 피해자인 영세업자들을 위한 대책을 요구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7일 AI로 6일 만에 66농가에서 17만 6100마리 가금류가 살처분됐다고 밝혔다. 앞으로 16농가에서 1만여 마리가 더해져 18만 마리가 넘는 가금류가 살처분될 예정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