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쯤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남해로 나들이를 떠났다. 맥주축제가 열리는 남해군 삼동면 독일마을로 가기로 하고 진주에서 사천을 거쳐 남해로 향했다. 창선·삼천포대교를 절반쯤 지날 무렵 창선으로 향하는 나들이 차들로 심한 차량 정체 현상을 빚었다. 거북운행과 다름 없을 정도로 심각했다. 차량 정체는 독일마을 앞을 지나서도 계속 이어졌다. 대교에서 독일마을까지 차량으로 20~30분 정도면 도착할 거리인데 무려 2시간 넘게 걸렸다. 나들이로 들떴던 분위기는 어느새 피곤함과 짜증으로 바뀌었다.

몇 주 전 주말 남해읍을 들렀다가 창선교를 거쳐 창선·삼천포대교를 지나왔는데 이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차량으로 정체 현상이 이어졌다. 이 구간은 남해군 창선면과 삼동면을 잇는 국도 3호선으로 2차로 도로다.

지난 2003년 창선·삼천포대교가 개통한 이후 급격한 관광객 증가로 주말이나 연휴, 여름 휴가철에는 극심한 차량 정체 현상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관광객이 몰리는 만큼 남해군으로서는 쾌재를 부를 만도 하지만 극심한 차량 정체 현상이 빈번하다 보니 계속된 민원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남해군이 차량 분산 대책의 하나로 우회도로를 만들어 시행하기도 했으나 도로 구조상 문제여서 그 효과는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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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은 최근 차량 정체가 심각한 일부 구간만이라도 4차로로 확장해 달라며 중앙정부 설득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정부 정책 우선순위에 밀려 수년 안에 이 건의가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잇따라 지역축제가 열리고 본격적인 행락철에 접어들면서 남해군을 찾는 관광객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관광객이 느는 만큼 남해군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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