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맛바람·위화감' 부정적 인식 탈피 자발적 청소·경찰대 조직 등 앞장
교내 사서 역할·먹을거리도 준비 자녀 교육 갑갑함·불안감 '훌훌'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김 모 씨는 올해 처음으로 학교운영위원회 운영위원을 맡았다. 김 씨는 "남편에게 쓸데없는 일 한다는 핀잔을 듣기도 했지만, 학교라는 곳이 교사와 학생만의 공간이 아니고, 우리 아이를 위해 뭔가 할 수 있겠다 싶어 운영위원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학부모가 교육의 주체로 참여하는 일이 일상이 되고 있다. 예전에는 학부모가 학교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학부모 '치맛바람'이나 '바짓바람'으로 불릴 때도 있었다. 또,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무조건 학부모 모임을 피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학교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고 싶어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강연이나 교육에 참여하는 인원도 늘고 있다.

김해 분성초 학부모 연수 모습.

◇학교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 = 지난 10일 김해 수남초 학부모로 구성된 환경사랑 동아리 '한울타리'는 아이들과 함께 학교 인근의 쓰레기를 치우는 환경사랑 지킴이 활동을 했다.

이날 모인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 94명은 두 팀으로 나뉘어 학교 주변과 인근 하천, 아파트 등을 돌며 쓰레기를 주워담고, 재활용품 분류 작업을 했다.

한울타리 부회장을 맡은 학부모 류현정 씨는 "우리 아이들이 쓰레기를 버리는 모습은 가끔 보았지만 오늘만큼은 즐겁게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보니 보람이 있다"고 흐뭇해했다.

창원 외동초는 14년째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학부모 경찰대'를 운영 중이다.

창원외동초 학부모 경찰대 발대식 모습.

외동초 학부모경찰대는 2004년 5월 1일 창단해, 올해까지 14년째 운영 중인 학부모 자생봉사단체이다.

이들은 목요일마다 교내 환경정화활동은 물론 학교시설물 순찰, 학교 주변 순찰을 통해 학교폭력 예방 효과와 지역사회 안전을 도모하고 있다.

자녀가 학교를 졸업하면 참여가 끝나는 다른 학부모 단체와는 달리 외동초 학부모경찰대는 졸업생의 학부모도 명예단원으로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외동초 정숙자 교장은 "학부모가 직접 나서 학교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안전도 지킨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학교를 위해 봉사하는 학부모경찰대의 노고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엄마가 책 읽어주고, 메주도 함께 만들어요 = 창녕 남지초는 학부모가 직접 학생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

도서관 사서 교사가 없는 남지초는 지난 4월부터 학부모 16명이 'Book적 Book적 엄마손' 모임을 운영 중이다. 학부모들은 주 1회 학급에서 그림책 읽어주는 활동을 비롯해 도서 대출과 반납, 신간 도서 등록과 정리 등 사서 교사가 해야 할 일을 자발적으로 해오고 있다.

창녕 남지초 '책 읽어 주는 학부모' 활동 모습.

남지초 황인혜 교장은 "학부모들의 자발적인 배움과 나눔이 학생들에게 더욱 친근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큰 이바지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천에 있는 대방초는 2008년부터 학부모와 학생이 직접 메주를 만들고, 이를 발효한 장을 직접 학교급식에 이용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는 구수하게 잘 삶아진 메주콩을 절구에 빻아서 장뜨기로 건져낸 메주와 치대는 활동을 했다.

학부모 문임경 씨는 "학교에서 건강한 먹을거리를 준비해 주고 전통체험을 아이들과 직접 해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사천 대방초 학생과 학부모가 직접 메주를 만들고 발효시켜 장을 담가 학교급식에 이용하고 있다.

◇자녀교육에 대한 갑갑함, 학부모 교육으로 털어버리세요 = 자녀교육에 대한 갑갑함과 불안감을 털어버릴 좋은 기회도 있다. 바로 학부모교육에 참여하는 것이다.

오는 20일과 21일 창원교육지원청 별관 대회의실에서는 김희정 강사가 '부모와 자녀의 행복과 성장을 위한 관계기술'이라는 강연을 할 예정이다. 야간에 강의를 진행해 직장인 부모가 참여하면 좋다. 또, 22일, 29일, 7월 6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전성은 전 거창고 교장이 △좋은 부모란 어떤 부모일까요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왜 불안할까요 △4차 산업혁명시대, 학부모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다. 7월 13일 오전 10시부터는 경남교육연수원 종합강의실에서 편해문(놀이터 디자이너) 강사가 '놀이터는 아이가 만든 학교'라는 주제로 강의를 한다.

교육신청은 경남학부모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강의에 대한 문의는 055-278-1771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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