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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보기] (9) 밀양 삼랑진읍 옛 낙동강역

1906~2010년 영업한 '낙동강역' 만남 흔적 아로새겨
차도·레일바이크 활용 옛 철교 '과거와 오늘'이어줘

2017년 06월 16일(금)
최환석 기자 che@idomin.com

'휘슬소리 끊으며/전라행 막차는 가고/목이 긴 내 그리움도 그때/창백한 진주로 간다//상좌처럼 기다리던 사람이 개찰을 하면/마가목 우듬지 저녁별 머리 이고/머물던 기억들 하나씩 기차를 타고 떠난다//허물어져 먼 거리의/아름다운 사랑들아/나는 또 눈뜨고 꿈꾸는 사공이 되어/도요새 발자국 찾아 모래 강을 저어간다'

경전선 철도역 하나인 밀양 삼랑진읍 낙동강역은 푸른 젖줄을 목전에 끼고 1906년 12월 12일 영업을 시작했다.

저마다 소망을 이고 달리는 기차가 숨을 고르던 역은 2004년 이후 가까운 삼랑진역 정차 횟수가 증가하면서 역할이 퇴색했다.

2010년 1월 4일을 기점으로 낙동각역에 기차는 서지 않았고, 그해 11월 12일 퇴역한 역사 또한 사라졌다.

낙동강역이 있던 자리에는 시구가 적힌 철판만 남았다.

역이 있던 자리에는 시인 문희숙이 쓴 '낙동강역에서'가 새겨진 철판만 덩그러니 남았다.

둔치에서 바라본 낙동강은 철교 여럿을 아로새긴 모습이다. 긴 다리로 강을 성큼 건너는 철교의 덩치가 새삼 놀랍기만 하다.

언덕에는 국적을 알 수 없는 바람개비가 비틀거린다. 색색의 바람개비는 자신이 누구를 반기려는지도 모르고 고개만 무심히 돌리고 있다.

강변을 따라 놓인 나무 갑판은 전국 어디서든 볼 수 있는 그 흔한 모습이다. 나무 갑판과 바람개비를 시선에서 떼어놓자 자연 그대로의 낙동강이 드러난다.

철교 아래에 자연스레 그늘이 생기자 집 떠난 오리 한 마리가 자리를 잡고 휴식을 취한다. 유유자적하는 자태를 조용히 감상하다 먼발치에서 눈인사를 하고 발걸음을 옮긴다.

뽕나무에 열린 오디가 목을 축이라고 손짓한다. 한 움큼 따서는 입에 털어 넣고 고개를 돌리니 첫 번째 낙동강철교가 보인다.

뽕나무에 열린 오디 한 움큼.

길이 996.6m, 한강철교 다음으로 한국에서 두 번째로 긴 철교였던 다리다. 새 철교가 들어서기 전까지 경전선 기차가 내달렸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트러스형 단선철교는 일제강점기인 1938년 9월 착공했다. 하부구조는 1940년 4월 준공했으나, 상부구조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광복을 맞았다.

정부 수립 후 1950년 착공했으나, 다시 6·25전쟁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1962년 12월 22일에야 온전한 모습을 갖췄다.

1962년에야 온전한 모습을 갖춘 옛 낙동강철교. 지금은 레일바이크가 달린다.

새 철교가 생기면서 지금은 폐선 된 철로 위로 레일바이크가 달린다. 평일 한낮인데도 이따금 이용자가 있다. 본래 역할을 잃은 철교에 제2의 삶을 제공한 셈이다.

200m가량 떨어진 곳에 가장 먼저 낙동강철교로 불렸던 다리가 있다. 1905년 5월 25일 준공된 다리다.

철교는 경전선 개통과 함께 1962년 말까지 삼랑진과 마산을 잇는 철도 일부로 활약했다.

철도로서 역할을 마친 철교는 현재 차도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폭이 4.3m여서 차 2대가 마주치면 곤란한 상황이 벌어진다.

가장 최근에 들어선 낙동강철교는 KTX 운행을 목적으로, 경전선 복선 전철화와 부산신항 배후철도 기반시설을 구축하려는 사업 하나로 건설됐다.

가장 먼저 낙동강철교로 불렸던 다리. 1905년 준공됐다. 철도 역할을 마친 철교는 지금도 차도로 사용된다.

지난 2009년 단선으로, 2010년 복선 전철화를 마치면서 마산역까지 KTX 운행을 시작했다. 낙동강역이 업무를 마친 바로 그해다.

그러고 보면, 삼랑진읍은 전통적인 교통의 요충지다. '세 갈래 물결이 일렁이는 나루'라는 이름처럼 조선 후기에는 낙동강 가장 큰 포구 중 하나였다.

1765년 삼랑창 설치로 밀양·현풍·창녕·영산·김해·양산 고을 전세와 대동미를 수납, 운송하는 집산지였다.

삼랑진역이 들어서고, 철교가 세워지면서는 철도 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만남의 장소이자, 또한 이별의 공간이었던 셈.

그래서인지 삼랑진이 가사에 등장하는 가요마다 구슬프기만 하다.

'비 내리는 삼랑진에 정거장도 외로운데, 소리치는 기관차는 북쪽으로 달려간다. 사나이의 가는 길에 비 온들 눈이 온들, 어머님의 숨소리를 자장가 삼을란다.(노래 '비 내리는 삼랑진' 가사 중)'

이날 걸은 거리 2.5㎞. 2361보.

낙동강 밀양 삼랑진읍 구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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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석 기자

    • 최환석 기자
  • 문화부에서 음악, 무용, 정책을 담당합니다. 격주로 만보기를 차고 걷기도 하고, 읽은 책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010-8994-4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