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개발 방지·지역 정체성 정립에 영향" 복원 방안 논의 강조

"통영의 몇십 년 전 옛모습이 아예 없어지고 있다. 난개발 속에서 통영 정체성을 지킬 수 있는 부분은 지켜나가는 게 맞다."

아파트 건립 도중 발견된 통영 원문성 추정지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보존대책위원회(위원장 강석주)가 원문성 보존을 강력히 주문했다.

대책위는 22일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재청은 반드시 통영시민 의견을 경청한 다음 원문성 가치를 판단하라"고 요구했다.

원문성터는 1895년(고성 32년) 통제영 폐영 후 일제강점기에 훼손당한 다음 최근 통영시 한센인마을 재개발과 관련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 조성 과정에서 발견됐다.

원문성은 고종 11년 〈승정원일기〉에 인상적으로 기록돼 있다.

〈승정원일기〉에는 '바다로 들어가는 가장 좁은 곳에 원문(轅門)을 설치했기 때문에 본영까지 십리의 거리로 아주 장대하고 견고한 배방지로서는 제일이다'라고 기록했다.

민주당 원문성 보존 대책위원회가 원문성보존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허동정 기자

김상환 전 경상대학교 사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성곽은 주로 평지 읍성과 전란이나 위기 때 방어를 위한 산성으로 이뤄졌지만 원문성은 통영 지형에 바탕한 독특한 성곽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문화·역사적 자산"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책위는 "2013년 통영시가 원문고개 주변을 포함한 한센인정착촌(애조원) 일대에 대규모 아파트를 짓겠다는 도시개발사업계획을 발표하자 당시 지역 사학계는 '원문성'이 존재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도시개발사업을 중단하거나 대상지를 변경할 것을 시에 요구했다. 그러나 시는 이를 무시하고 원문성과 관련한 제대로 된 사전조사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통영은 최근 10여 년 사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무분별하게 들어섰다. 이런 현실에서 민간업자의 돈벌이를 위한 대규모 아파트 개발사업과 원문성이 지닌 역사적·정서적 가치를 비교하는 것은 그 자체로 낯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민대책위 구성을 위한 원탁회의는 제안한다"며 "시민대책위를 꾸려 원문성 보존, 복원 방안 등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원문성터 인근에 살았던 주민들이 찾아와 보상 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은 점 등을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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