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선수 15명 밖에 안돼
선수 똘똘 뭉쳐 저력 발휘

등록 선수 15명뿐인 거제 외포중이 기적 같은 드라마를 썼다.

2011년 폐교될 처지에 놓였던 외포중은 그해 9월 야구부를 창단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지역에 초등학교 야구부가 한 곳도 없어 리틀야구단 출신 선수 중심으로 구성된 외포중은 창단 이후 단 한 번도 전국대회 2회전을 넘어선 적이 없다. 2차례 대회에서 1회전을 통과한 게 지금껏 거둔 성적의 전부이다.

그런 외포중이 전국 중학 야구부 102개 팀이 참가한 '제64회 전국중학야구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올랐다. 외포중은 27일 경북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광주 무등중과 대회 준결승전에서 1-2로 석패하며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전날 열린 서울 충암중과 8강전에서 7회말 서준교의 끝내기 안타로 5-4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준결승에 오른 외포중은 이날 2회말과 3회말 한 점씩 잃어 0-2로 끌려갔다.

외포중은 4회초 전날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서준교가 2사 2루에서 적시타를 날려 1-2 한 점 추격했다. 외포중은 7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기회를 엿봤지만 득점에 실패하며 행진을 멈췄다.

외포중을 이끈 김용권 감독은 먼저 "선수들과 다같이 고생해서 여기까지 왔다. 경기가 끝난 순간 너무 아쉬워 눈물이 나더라"며 소회를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그동안 선수들이 패배 의식에 젖어 있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은 것 같다. 경기를 하면 5회가 돼서도 긴장하던 선수들이 위기 순간에도 서로 격려하며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 대견했다"고 제자들을 칭찬했다.

사실 외포중은 이번 대회에서 100% 전력이 아니었다. 에이스 강영운이 부상으로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강영운은 대신 수비와 타격으로 팀에 힘을 보탰다. 에이스가 빠진 마운드는 천지민, 김주환, 김효운, 김동주 등이 번갈아 지켰다.

이같이 선수들이 똘똘 뭉치자 전력 이상의 힘을 발휘했고, 전국대회 4강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만들어냈다.

고이만 외포중 야구부장은 "객관적으로 우리 팀은 A클래스가 아니다. 그럼에도 이번 대회에서는 선수들이 내재한 능력을 백분 발휘했다. 김 감독도 선수들에게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강력하게 심어줘 강팀을 상대로도 선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오늘 경기를 응원하러 전교생과 교직원, 학부모 등 50여 명이 왔다. 비록 졌지만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외포중은 오는 9월 열리는 'U-15 전국유소년야구대회'를 향해 다시 행진한다.

김 감독은 "부상 선수들은 철저히 보호하고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더 줄 생각"이라며 "우선 8강을 목표로 세우고 차근차근 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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