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은 늘 지는 사람이다 지다가 지다가 더 질 수 없어 이기는 사람이다 /노무현은 늘 밀리는 사람이다 밀리다 밀리다 더 밀릴 데가 없어 치고 나가는 사람이다/ 노무현은 늘 지고 늘 밀리지만 사람이다/ 사람이 사람으로 남으려고 할 때 그때 그는 멈추지 않고 걸어간다/ 지금 그는 우리 앞에 저만치 걸어가고 있다/ 물처럼 물을 건너 바람처럼 바람을 건너(추모시 노무현 읽기 전문)'

8년 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가슴 아파하며 추모시를 헌정했던 진주와 사천 등지의 시인들이 두 번째 추모시 모음집 〈물처럼 물을 건너, 바람처럼 바람을 건너〉를 펴냈다.

강희근, 김경, 박구경, 박노정, 박우담, 박정애, 양곡, 오인태, 윤덕점, 최영욱, 최영효, 최인호 시인 등이 시를 썼다.

20쪽에 불과한 작은 시집으로, '도서출판 사람과 나무'에서 펴냈다. 첫번째 추모시 묶음집인 <내가 지금 그 분을 위해>에 시를 헌정했던 시인들과 거의 일치한다. 두 번째 추모시 모음집은 1집 때처럼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을 흑백으로 담았으며 시인들도 이름만 넣고 경력은 넣지 않았다.

시인들이 노 전 대통령의 삶을 닮아 소박하게 꾸민 것이다. 이들은 진주와 사천, 산청, 하동, 부산 등지에서 활동하는 시인이다. 추모시 모음집 발간 비용은 각자 사비를 털었으며 500부를 제작, 일부는 노무현재단에 보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시집 <물처럼 물을 건너, 바람처럼 바람을 건너>.

8년 전에는 추모시를 들고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시낭송 등의 행사도 했지만 이번에는 아직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않았다.

경상대 명예교수인 강희근 시인은 "이번 추모시 모음집 발간은 동네 시인들이 그를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시를 모았으며 아직 뭐를 할 것인지 결정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강 시인은 '촛불 하나 켜는 심정으로'라는 머리말에서 "그로부터 벌써 8년이 지나갔다. 노무현 대통령이 봉하마을에서 돌아간 날이 그렇다. 그때 너무 뜻밖의 일을 만나 손에 일이 잡히지 않았었다. 그런대로 마음 다잡고 주변에 있는 시인들이 시 한줄씩 추모의 정을 나누기로 해 2009년 5월 30일 추모시 모음집을 출간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시간은 날개를 달았는지 우리를 8주기라는 역사의 한 물굽이 앞에 데려다 놓았다. 노무현이 어디까지 갔을까. 그를 그리는 사람들은 또 어디까지 가야 하는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작은 시첩을 나누기로 했다. 처음에는 시를 그냥 아파서 아픔을 받아 적었고, 이번에는 아픔만으로는 시 조각들을 끼워 맞출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왜 그를 그리는가? 왜 그는 아직 '그 인가'라는 통절한 물음표가 물굽이에 떠다니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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