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문재인 잇는 인물, 정부서 신뢰…중책 맡아
김 의원 "중도사퇴 어려워"

며칠 전, 모 언론 정치부 기자와 나눈 대화 한 토막.

"경남에 김경수(더불어민주당·김해 을) 의원이라고 있죠? 어때요, 그 사람?"

"뭐 늘 예의 바르고 성실하고 똑똑하고…. 근데 왜요?"

"나중에 크게 될 것 같지 않아요? 문재인 대통령 신임이 대단하던데. 내년 지방선거 경남도지사 출마설도 있던데 안희정 충남도지사나 이재명 성남시장처럼 되지 말란 법 있겠어요?"

만일 진짜 김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내던지고 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다면 어떻게 될까? 안희정 지사를 비롯한 수많은 현직 자치단체장이 그러했듯 단숨에 대권 주자 반열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김 의원의 행보가 더욱 주목받는 건 그가 노무현-문재인 뒤를 잇는 친노·친문 직계라는 점에 있다. 다음 후계구도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김 의원이 '낙점'이든 '쟁취'든 그 자리를 차지한다면 문 대통령 당 경선 승리와 최종 당선을 이끈 '열성 지지세력'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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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수 국회의원./경남도민일보DB

앞서 모 기자 말처럼 그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뢰는 '상상 이상'인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기획분과 위원에 선임된 데 이어 민주당 협치부대표까지 맡게 됐고, 최근에는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대통령과 함께 미국을 다녀왔다.

민주당 의원 가운데 방미에 동행한 사람은 김경수 의원과 안민석 의원 둘뿐이었다.

김 의원은 3일 C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대통령 첫 해외 순방이니까 지원이 필요했다. 교포들이나 미국에 있는 한반도 전문가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을 지원하기 위해서였는데 대통령께서 직접 전체를 다 만나시기 어려우니까, 대신 만나 도움을 요청하고 그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안민석 의원은 이번에 반환된 현종과 문정왕후 어보 관련 일을 해왔다지만, 김 의원의 경우는 그 자신 말에서 알 수 있듯 역할이 뚜렷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대신해도 크게 문제될 것 없었다. 문 대통령이 김 의원을 얼마나 각별하게 여기는지 거듭 드러나는 대목이다.

김 의원은 1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던 중 한-미 정상회담 뒷이야기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 관심을 끌기도 했다.

김 의원은 "방미 기간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준비된 대통령' 모습이었다"며 "특히 상원과 하원에서의 의원 간담회와 출국 직전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는 사드와 한·미 FTA를 비롯한 까다로운 질문들이 쏟아졌지만,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때로는 감탄을 자아낼 정도의 빈틈없는 논리와 때로는 감성적인 답변으로 참석자들로부터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물론 경남도지사 도전은 쉽지 않은 길이다. 초선으로서 국회 입성 2년 만에 사퇴하는 것도 부담이고 무엇보다 나선다 해도 당선한다는 보장이 없다.

대통령 신임이 큰 만큼 낙선해도 정권에서 뭔가 역할이 주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혹여 과거 노무현 정부처럼 말기에 어려움을 겪으면 '정치적 재기'가 영영 어려워질 수도 있다.

김경수 의원은 4일 〈경남도민일보〉와 전화통화에서 "김해시민 뜻을 거슬러 의원직을 중도에 그만두고 출마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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