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크림 남녀노소 필수 "어릴 적 심하게 태우면 성인 때 기저세포암 위험"
양산·모자로 두피 보호, 3개월마다 몸 곳곳 피부변화 살펴야

암은 몸 속 깊은 곳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피부에도 생길 수 있다. 피부암이 드문 병도 아니다. 그런데 피부암으로 입원했다거나 피부암을 앓고 있다는 환자를 다른 암환자만큼 주위에서 쉽게 보지는 않은 듯하다. 왜 그럴까.

지난달 28일 경상대병원 암센터 교육실에서 열린 '2017년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열린건강강좌'에서는 피부과 김지연 교수가 '피부암의 자가진단'을 주제로 강의했다.

김 교수는 "피부암은 병변이 대부분 눈에 잘 보여 진단과 치료가 쉬운 편이며, 다른 암에 비해 전이 확률이 낮아 사망률이 낮다"며 "그래서 피부암 발생이 많음에도 막상 피부암으로 입원했거나 투병 중이라는 말을 많이 듣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의 도움말로 피부암에 대해 알아본다.

기저세포암 가장 흔해

피부암은 크게 원발성 피부암과 전이성 피부암으로 나뉜다. 원발성 피부암이란 처음부터 피부에서 발생한 일반적인 피부암, 전이성 피부암은 다른 장기에서 발생해 피부로 전이된 피부암을 말한다.

피부에 생길 수 있는 종양으로는 양성종양으로 점, 지루각화증, 피지샘증식증, 피부연성섬유종 등이 있다. 악성 종양, 즉 암으로는 기저세포암, 편평상피세포암, 악성흑색종이 있다.

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피부암은 기저세포암이다. 비교적 덜 위험한 피부암으로, 표피와 모낭 등을 구성하는 세포가 악성화한 종양이다. 성장이 느리고 다른 부위로의 전이가 드물다. 하지만 암은 암. 피부암도 항암치료 등을 해야 하고 전이도 된다.

김 교수는 "기저세포암은 점처럼 보이는데 가운데가 움푹 들어가 있다. 일반적인 점과 다르므로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편평상피세포암은 두 번째로 흔한 피부암으로, 표피의 각질 형성 세포에서 유래한 악성 종양이다. 입술, 얼굴, 귀 등 햇빛 노출이 많은 부위에 주로 발생한다. 새끼손톱만 한 병변이 빨갛게 올라오고, 딱지를 떼어내도 계속해서 생긴다. 심하면 얼굴 반쪽을 차지할 정도로 커지기도 하고, 목이나 귀 뒤로 전이되기도 한다.

경상대병원 피부과 김지연 교수./이원정 기자

악성흑색종은 피부가 하얀 사람에게 발생 위험이 높다.

김 교수는 "악성흑색종은 점처럼 보이는데, 까만 점이 없다가 새로 생기거나, 나이가 들어 점 모양이 변하기 시작하면 조직 검사를 해봐야 한다"며 "점인 줄 알고 빼도 다시 생긴다. 바로 옆에 생기기도 한다. 계속 재발하면 지체 말고 피부과에 가서 검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부암 위험 요인

김 교수는 "일반적인 암에 비해 피부암은 피부 타입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또 직업적·지역적으로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되거나, 발암물질이나 방사선 노출, 이전 피부암 경력, 장시간 지속된 궤양이나 습진, 오래된 화상 상처도 피부암 발생 위험 요인이다.

김 교수는 "당뇨나 화상 등으로 궤양이 생긴 것을 오래 두면 암 세포가 자라 나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피부암의 원인으로 제일 먼저 꼽히는 것이 자외선이다.

김 교수는 "얼굴이나 팔뿐 아니라 머리, 즉 두피에도 자외선이 미치므로 피부암 위험성이 있다. 그러므로 모자나 양산을 사용해 자외선으로부터 두피를 보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피부암 진단을 위해서는 병원 진료실에서 검진하는 것이 첫 단계다. 밝은 등 아래서 관찰한 후 조직검사 등을 하게 된다.

김 교수는 "조직검사는 피부를 조금 떼서 하는데 10분 정도 걸린다. 검사 시 제거 가능한 것은 같이 제거하기도 한다. 피부암 환자가 많지만 입원 환자가 적은 것은 진단 즉시 그 자리에서 바로 수술하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술적 치료 외에 연고 치료, 냉동치료, 방사선 치료, 항암요법 등을 하기도 한다.

피부에 점과 유사한 변화가 생긴다고 해서 무조건 피부암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다. 검버섯처럼 보이는 점이 갑자기 등에 여러 개 생기면 피부암을 의심하기도 하지만, 위암이나 갑상선암, 대장암 등의 내과적 질환과 동반된 증상일 수도 있으므로 건강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대상포진 역시 점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는 점이 아닌 물집이다.

하지만 얼굴에 생긴 반점이 가렵고 딱지가 자꾸 생기거나, 점이 자꾸 커지고 색이 진해지면 피부암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자가검진

할리우드 배우 휴 잭맨이나 해리슨 포드는 피부암 투병을 알리기도 했다. 휴 잭맨은 "평소 몸 관리를 철저히 하고 수시로 진단을 받아야 나처럼 안 된다"며 "평소 외출 시 얼굴에 선크림을 꼭 발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외선 노출이 피부암의 제일 큰 위험요소인 만큼 이를 피하는 것이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

김 교수는 "어린 시절 심하게 피부를 태우는 것을 피해야 한다. 어릴 때일수록 나이가 들어 기저세포암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자외선 차단제를 어른들만 바르지 말고 애들도 발라줘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런데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때 대부분은 손톱 정도의 양으로 얼굴에 얇게 바르는데, 올바른 사용법은 피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듬뿍 바르는 것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라, 대신 자주 바를 것을 권장했다.

김 교수는 "자외선 차단제는 외출 20분 전에 바르는 것이 좋고, 2시간 이내에 덧발라 차단 효과를 유지해야 한다. 물에 들어갔으면 다시 발라야 한다. 실내에서 블라인드가 쳐져 있어도 발라야 한다. LED 등에서 자외선이 나오므로 실내도 자외선 안전지대가 아니다"고 조언했다.

특히 항암요법을 하는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하는데, 일부 항암제는 햇빛에 노출되면 자외선을 잡아당기는 역할이 있으므로 피부암 위험이 높다.

피부암이 있는지 평소 몸을 관찰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 교수는 "몸을 살펴 까만 점, 그중에서도 손바닥이나 손톱, 발톱, 입안, 입술에 있는 점, 예전에 뺐는데 또 올라오는 점, 딱지가 생기는 점, 새로 생긴 점 등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국가암검진센터의 피부암 자가 검진법을 소개하며 전신 거울을 통해 신체 앞과 등을 포함한 뒷모습을 비춰보고, 이상한 곳이 없는지 살피라고 했다. 다음은 팔을 위로 올린 상태에서 양쪽 옆구리 부위를 살펴본다. 팔을 구부려 팔꿈치를 살펴보고 손톱, 손바닥을 살펴본다. 손톱 밑에 생긴 점 중에서는 악성흑색종 영향인 것이 많다고 한다.

자리에 앉아 다리를 구부리고 다리와 발을 살펴보는데, 이때는 발가락 사이와 발바닥, 발톱의 색조 변화까지 빠짐 없이 관찰해야 한다.

손거울을 사용해 목 뒷부분과 두피 부분을 살펴봐야 하는데, 머리카락을 들어 올려 시선을 가리는 부분이 없게 하고, 귓바퀴를 포함한 모든 부위를 관찰해야 한다.

손거울을 이용해 엉덩이와 항문 주위, 회음부도 이상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

즉 전신거울과 손거울을 이용해 몸의 모든 부위를 꼼꼼히 관찰해야 한다. 이러한 자가검진을 3개월에 한번 정도 해서 달라진 것이 없는지 파악해야 한다.

이와 함께 피부암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과 술을 줄이는 것도 도움된다.

김 교수는 "담배는 피부 노화를 부르는데, 니코틴이 콜라겐을 부숴 피부를 쭈글쭈글하게 만든다. 또 재생이 안 되고 작은 상처도 암이나 섬유화로 진행될 우려가 있다. 알코올도 피부 염증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자외선을 조심하고 스스로 피부검진을 수시로 하여 피부암으로 고생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은 피부 관리 습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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