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 강한 지역적 특색 진보표 15% 꾸준히 기록
민주당, 현직·새 인물 입당 한국당 후보 물밑작업 한창
구치소 이전 등 공약 관심

거창군은 영남권 정서와 맥을 같이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야성이 강한 지역적 특색을 보여 왔다. 역대 선거에서도 진보세력 표심이 꾸준히 15% 내외를 기록할 정도로 일정한 지분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도 문재인 정부 탄생에 영남권 평균 이상의 몫을 해 냈다는 자부심도 엿보여 지역정치 지형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바른정당의 출현으로 보수층 전열이 흐트러진 가운데 진보진영에서는 이를 세력확장 기회로 여기고 있어 지역정가는 당분간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진단이 우세하다.

◇어떤 인물이 거론되나? = 현재 군수 선거 출마가 거론되는 이들은 8명 정도에 이른다. 아직 1년 가까이 남았다는 점에서 우후죽순이라 할 수 있고, 겉으로는 조용한 듯하나 물밑에서는 저마다 계산으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군민 반응은 시큰둥하다. 현재 거론되는 인물 중에서 군민의 공감을 얻을 만한 타천(他薦) 후보는 안 보이고 자천(自薦) 인물만 무성하다는 것이다.

현역인 양동인(65) 군수는 지난 2008년에도 보궐선거로 당선돼 2년 잔여 임기를 채우고 2010년 재선에 도전했으나 당시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한 채 무소속으로 출마해 아깝게 졌다. 6년여 절치부심 끝에 지난해 4월 보궐선거에 다시 도전해 결국 재선의 꿈을 이룬 양 군수는 내년 선거에서 반드시 4년 정상 임기를 갖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이로써 현재 여당인 민주당 후보로는 양 군수와 의사이자 문재인 대통령 후보 중앙선대위 직능특보를 지낸 이기식(52) 씨가 거론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역시 문 대통령 후보 거창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가 지금은 민주당 거창군 당원협의회장으로 있는 홍정희(55) 씨 이름도 오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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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 보수층인 자유한국당 후보는 5~6명에 이른다.

오랫동안 지역 정계 진출을 꿈꾸어 온 김기범(48) 전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정책자문위원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재선 군의원을 지낸 후 도의회에 진출한 안철우(62) 경남도의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는 새누리당 분당 당시 바른정당으로 옮기려다 잔류했는데 이 점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태호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경남지사 시절 비서실장과 국회 정책보좌관을 지낸 최기봉(55) 씨도 최근 활발하게 움직인다는 평이다.

경남도 구인모(58) 문화관광체육국장 직무대리와 백유기(58) 기업지원단장 이름도 거론된다. 이들은 공직자로 당적을 가질 수 없지만 출마하면 한국당 당적 출마가 유력하다.

◇무엇을 내세우나? = 먼저 민주당에서는 두 번의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반쪽짜리 군수라는 갈증이 있는 양 군수가 내년 선거에서 반드시 군민의 선택을 받아 군정의 연속성을 확보하면서 지역발전의 큰 그림을 완성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또 이기식 씨는 "지방자치란 주민의 생활을 가장 잘 알고 지역의 현실을 몸으로 하루하루 겪고 사는 사람이 해야 하며, 고인 물과 같은 지역정치에 변화와 혁신의 생활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한다.

홍정희 씨는 "지자체가 없어질 위기까지도 걱정해야 하는 시대변화에 부응해 묵은 가지는 털어내고 새순이 돋는 지역정치를 펼쳐보고자 한다"라는 포부를 내놓았다.

한국당 김기범 씨는 젊음과 지역을 지키면서 다양한 경력과 학식을 갖춘 경영전문가임을 자신의 장점으로 내세운다.

안철우 도의원은 "거창의 미래 먹을거리는 청정을 바탕으로 교육, 문화, 관광을 농업과 융합시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거창을 경남이 추진하는 항노화 산업 메카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최기봉 전 국회 정책보좌관은 도지사 비서실장으로서 경남 도정을 이끈 풍부한 행정경험, 중앙정부와 대한민국 국회에서 다져진 다양한 경험과 정치력, 특유의 친화력으로 중앙정부 주요 부처 관계자와 다져진 인맥을 내세운다.

경남도청 구인모·백유기 씨는 풍부한 공직경험으로 군정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욕과 함께 현직 공무원인 만큼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가운데 주말을 이용해 고향을 찾아 얼굴 알리기를 하고 있다.

◇어떤 변수들이 있나 = 민선 지방자치 부활 이후 거창군수는 지금까지 보수 후보나 보수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맡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 같은 흐름이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민주당이 여당 프리미엄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정치지형이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지난 탄핵 정국에서 재선 경력의 신성범 전 의원이 바른정당으로 당적을 옮기는 바람에 현역인 강석진(한국당) 의원과 방향을 달리하면서 보수층이 분열된 것도 내년 선거의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군수를 비롯한 도·군의원 등 지방 선거 전체 구도가 혼란스러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무소속으로 당선한 양 군수의 민주당 입당과 수년 동안 지역사회의 가장 뜨거운 이슈인 '거창구치소 이전' 문제가 어떻게 가닥을 잡을지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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