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만 씨 칠순 맞은 아내에게 '소이소' 노래 선물
'동지여 내가 있다'도 1987년 김 회장이 지어
김영만 전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장. 창원지역 시민사회운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들었을 이름이다.
김 전 회장이 최근 노래 하나를 지었다. 제목은 '소이소'다. "어서오이소"라는 정겨운 인사말이 때로는 '소이소'라 들리기도 하는 데서 착안했다.
이 곡은 지난달 창원 마산합포구 오동동 일대에서 열린 '마산 아구데이 축제'에서 첫선을 보였다.
노래는 김 전 회장의 아내 이현숙 씨가 불렀다. 올해 칠순을 맞은 아내에게 김 전 회장이 전하는 선물이다.
"아내가 요양원 등을 찾아 노래로 봉사를 하는데, 매일 남의 노래만 불렀어. 올해 칠순 선물로 무얼 할까 고민하다가 노래를 바치게 됐네."
모두 3절인 노래에는 '마산' 정취가 묻어난다. 2절에 등장하는 '서 마지기 산자락'은 무학산(두척산)을 노래한다. 3절 한 토막인 '노래 속에 옛 바다'는 그리운 고향 남쪽 바다, 마산만이다.
'마산'이란 이름이 주는 그리움과 아내를 향한 사랑을 담아 하루 만에 지은 곡이다.
김 전 회장은 "만 30년 만에 노래를 만들었는데 감회가 새롭다"고 전했다.
지난 1987년 6월 항쟁을 거쳐 그해 7·8·9월 노동자 대투쟁 현장까지, 입으로 전해진 곡이 있다. 바로 '동지여 내가 있다'. '그날이 올 때까지 그날이 올 때까지 우리의 깃발은 내릴 수 없다'던 노래는 누가 지은 지도 모른 채 민중으로부터 불렸다.
30년 전 김 전 회장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접하고 고인 영전에 장송곡 하나 바치고자 곡을 지었다.
이후 6월 항쟁에 굴복한 정권은 마침내 6·29 민주화 선언을 했다.
이를 기점으로 억눌렸던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이 폭발했다. 그 현장에서 '동지여 내가 있다'가 큰 호응을 얻었다.
당시 쏟아진 다양한 투쟁가들은 테이프에 담겨 널리 퍼졌지만, '동지여 내가 있다'는 오로지 입으로 전해졌다.
그래서인지 각이 졌던 처음 곡 분위기는 둥글둥글해졌고, '우리의 깃발은 내릴 수 없다'는 가사는 '우리의 투쟁은 멈출 수 없다'로 변했다.
그로부터 30년 후 또 한 번의 6월이 지났다.
지난달 6월 항쟁 30주년을 기리는 기념식 자리에서 김 전 회장은 "6월 항쟁은 30년 동안 멈추지 않았고 마침내 촛불혁명으로 새로운 역사가 됐다"고 말했다.
같은 날 기념식이 열린 마산합포구 창동사거리 바닥에는 기념 표석이 박혔다.
김 전 회장은 "30년 전 '동지여 내가 있다'를 지을 때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