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숙 도의원 임시회서 "준비 어느 정도냐" 묻자
미래산업국장 "다각도에서 검토하겠다" 답변만

홍준표 도정이 이전 도지사 때부터 준비해온 3개 국가산업단지(나노·항공·해양플랜트) 유치 성공을 전면에 내세워 생색을 내면서도 실제 코앞에 닥친 전략산업 준비는 제대로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장면이 13일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연출됐다.

전현숙(국민의당·비례) 도의원이 이날 경남도의회 임시회 도정질문에서 원전 해체 산업 관련 준비 정도를 묻자 경남도는 원론적인 답변에 그치며 준비 수준을 다시 한 번 도민에게 직접 확인시켜줬다.

전 의원은 "현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내세우고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응급 대책으로 30년 이상 노후 원전 셧다운, 노후 석탄화력발전 임시 가동 중단을 지시했다"며 "이에 따라 원전해체기술이 하나의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고 원전 해체 기술 습득은 장기적으로 국가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 의원은 경남도가 원전 해체 기술 습득을 위한 도내 기업 참여를 어떻게 지원할지 물었다.

이에 대해 신종우 경남도 미래산업국장은 "지난 6월 19일 고리원전 1호기가 영구 정지되면서 국내 시장이 열렸고, 국외 원전 또한 영구정지한 곳이 많아 앞으로 세계 원전 해체시장 규모가 2050년까지 (최대) 1000조 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원전 해체에는 각 분야 첨단기술이 필요하고, 도내에도 원전 관련 분야 기술 보유 기업이 많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울 만하다"고 답했다.

이어 신 국장은 "정부의 탈원전 친환경에너지 확대 정책에 따라 최근 원전 해체 기술 국산화 확보 논의가 시작되는 등 본격적인 행보가 이어질 것이다. 앞으로 정부 원전 해체 산업 지원 동향을 자세히 파악하고, 관련 연구개발에 도내 기업이 참여하도록 다각도에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남도의 이런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과 달리 인근 부산시·울산시·경북도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 전환과 고리 1호기 영구 폐쇄를 예측하고서 수년 전부터 관련 산업 육성 기반 조성 계획 수립 등 준비를 해오고 있다.

부산시는 연구용역으로 부산만이 아니라 인근 동남권 전체 원전 해체 기술 혹은 이후 원전 해체 기술을 보유할 수 있는 기업군을 미리 파악하는 등 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울산시·경북도도 기술연구소를 유치하려는 사전 정지작업으로 관련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터 준비, 몇 년 전부터 관련 기업협의체 구성 등을 해놓았다.

경남도와 너무나 큰 폭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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