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12~18일 42개국 173편 상영섹션 '레디액션' 40편 경쟁
자신들 얘기 영상에 담아내관객과 깊이있는 대화도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직접 만든 자신들의 이야기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이들의 영화는 어떤 모습으로 관객과 만날까.

지난 15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에서 영화 상영 후 열린 '관객과의 대화'. 낮 12시 30분 '레디~액션!12(하나)'와 오후 3시 '레디~액션!18(하나)' 상영 후 무대 위에 오른 사람들은 다른 '관객과의 대화'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성인은 찾아볼 수 없고, 모두 어린 학생들이었다.

제12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BIKY)가 지난 12일 개막, 18일까지 영화의전당 등에서 이어졌다. 올해 행사는 '달라도 좋아!'를 슬로건으로 42개국 173편의 작품이 상영됐다.

영화제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호응하고 참여하는 영화·영상·문화 축제로, 단순히 어린이를 관람 대상으로 하는 영화뿐 아니라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직접 제작한 영화도 선보였다.

'레디~액션!'은 국내외 어린이·청소년이 제작한 영화를 소개하는 섹션. 총 40편이 본선 진출작으로 선정돼 영화제 기간 상영됐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만든 작품은 그 시기 학생들의 고민과 생활을 엿볼 수 있었다. 초등학생들이 주축이 된 '레디~액션!12(하나)'에서는 학원에 가기 싫어 땡땡이를 치거나, 사이버 폭력, 게임중독 등의 소재가 눈에 띄었다.

고등학생들이 만든 '레디~액션!18(하나)'은 야간자율학습, 학교 폭력, 왕따 등을 작품에서 보여줬다.

이들은 서툴지만 진지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아 냈다.

<괴물들의 혁명> 등 11편을 상영한 '레디~액션!12(하나)'가 끝나고는 대만 작품 <유전자 과일>과 국내 작품 <땡땡이> <잘못 뽑은 반장> <수상한 게임>을 제작한 어린이들이 무대에 올랐다.

또래 아이들이 영화를 직접 만든 것이 신기했던지 관람석을 메운 어린이와 부모들은 이들에게 제목의 의미 등 앞다퉈 질문을 쏟아냈다. 힘들었던 점을 질문하자 다양한 답변이 나왔다.

많은 인원이 연기하고 제작에 참여한 <수상한 게임> 팀의 한 어린이는 "사람이 많다 보니 소리 지르는 게 힘들었다"고 말해 객석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림과 헝겊 등을 이용해 작품을 만든 <유전자 과일> 팀은 "수작업으로 장면 하나하나를 만드는 게 힘들었다. 제작에 1년이 걸렸다"며 제작 과정을 설명해 박수를 받았다.

'레디~액션!18(하나)' 관객과의 대화에서는 보다 깊이 있는 질문이 오갔다. 이날 관객들을 만난 고등학생 감독은 <야자탈출> 김한결, <제노비스 신드롬> 김해인, <해 뜰 날> 심은하 감독. 이들은 자신들의 이야기, 그리고 주변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보여주고, 작품 의도와 제작 과정 등을 소개해 객석의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이제 갓 시작한 새내기 어린 감독이지만, 이들은 학생으로서의 고민뿐 아니라 감독으로서의 고민도 함께 하고 있는 당당한 '영화감독'이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영화를 만들어야 할지, 내가 하고 싶은 영화를 만들어야 할지 갈등을 겪었어요. 다음 작품은 이런 갈등을 담은 영화를 만들 거예요."

이들이 또래 영화 제작 지망생에게 건네는 조언 한마디.

"예고에 7명이 영화를 같이하는 친구들이에요. 같이 영화 이야기를 하다 보면 영화가 더 좋아져요. 친구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며 꿈을 키우세요."(김해인)

"시나리오나 시놉시스가 있으면 두려워하지 말고 시작하세요. 핸드폰으로 찍어도 돼요. 단 몇 명이라도, 혼자라도 찍어보세요."(김한결)

"영화 제작은 힘들어도 성공 가능한 일이에요. 아이디어도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잘 생겨요."(심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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