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석탄화력발전소가 1년에 배출하는 대기오염물질이 국내 오염원 중 최고로 많다는 조사통계는 매우 충격적이다. 건설된 지 30년이 넘은 노후시설로 굴뚝 매연이 상당히 심할 것이라는 추론이 정설처럼 굳어졌지만 이처럼 최악이리라곤 상상을 못했다.

환경부가 공개한 자료에서 밝혀졌으므로 이건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전년에 이어 지난해는 내뿜는 매연의 양도 크게 늘어나 전국 오염물질 배출량의 8∼10%가 이 화전에서 나왔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정확한 데이터가 없어 미세먼지 하면 중국에서 건너온 것이거나 자동차 배출가스가 주범인 줄만 알았지 우리 바로 옆에 있는 화력발전소가 복병일 줄 미처 알지 못했다. 왜 근래 들어 삼천포화력을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지 비로소 그 당위성이 이해된다.

때를 맞추어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 그리고 미항공우주국(NASA)이 공동으로 시행한 대기 질 조사 중간발표에 따르면 서해안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뿜는 매연이 수도권 남부지역의 공기 질을 흐리게 하는 가장 주된 요인임이 드러났다. 중국발 미세먼지뿐만이 아니라 고체 화석연료, 그중에서도 저질탄을 주로 사용하는 거점별 화력발전소가 대기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화전을 가동 중단시키거나 하다못해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지 않고서는 청정공기에 대한 여망은 소기의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의미가 된다. 화전이 내뿜는 매연에는 황산염이나 질산염, 암모니아 등 유해물질이 다량으로 포함돼 인체 건강을 위협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이다. 화전을 없애야만 된다는 주장이 과장이 아님을 웅변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실례로 지난 6월 한 달 동안 국내 미세먼지 발생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삼천포화력의 가동이 일시 중단된 바 있다. 이 조치로 말미암은 효과가 얼마쯤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예측 상의 상관관계가 결코 가볍지는 않다는 사실은 확인되고도 남는다. 시설이 오래되고 낡을수록 그 같은 경황은 간극이 더 넓어질 것이다. 삼천포화력의 가동을 되도록 빨리 중지시켜야 하는 이유다.

중국발 미세먼지를 줄이는 일은 급하고도 급한 발등의 불이다. 그러나 국내 발생분을 억제하는 것은 그보다 더 화급한 선결 과제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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