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수·장충남·최기봉 씨 김해·남해·거창 출마 저울질

전직 경남도지사 비서실장 출신들이 '자기 정치'를 하겠다며 내년 6·13 지방선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눈에 띈다. 민선 4·5·6기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태호·김두관·홍준표 전 지사의 비서실장 3명이 정무 보좌역 경험을 발판으로 선출직 도전에 나선 것이다.

최근 정장수 전 홍준표 지사 비서실장이 김해시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지방자치단체장 후보군에 이름이 오르지 않을 정도로 정중동 행보를 보여온 정 씨는 지역 정치의 세대교체를 선언하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정 씨는 홍 전 지사 재임 기간 공보특보·비서실장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홍 전 지사를 보좌해 최측근으로 분류돼왔다. 홍 전 지사가 현재 자유한국당 대표로 있는 만큼 당내 공천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에 있다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도내에서 여당세가 강한 김해지역 특성 상 정 씨의 비서실장 이력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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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수 출마를 선언한 장충남 씨는 김두관 전 지사 비서실장을 지냈다. 김 전 지사 고향 후배로 경찰 간부 출신인 장 씨는 윤학송 전 비서실장 후임으로 지난 2011년 8월 비서실장에 임명돼 2012년 7월 김 전 지사 중도 사퇴와 함께 물러났다. 이후 2014년 지방선거를 건너뛰고 지난해 '남해사회통합연구소'를 창립하면서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개소식에는 현 더불어민주당 김포 갑 국회의원인 김 전 지사도 참석했다. 올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에 입당, 정권교체와 함께 여당 군수 후보로 입지를 키우고 있다.

최기봉 전 김태호 지사 비서실장은 거창군수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거창군 공무원 출신으로 2002년 김태호 전 거창군수 시절 비서로 발탁된 인연을 시작으로, 2004년 보궐선거에서 김태호 전 도지사 당선과 함께 경남도로 자리를 옮겨 임기 내내 비서실장을 맡았다. 김 전 지사가 2011년 김해 을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정책보좌관으로 활동했다. 2015년 김 전 지사의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최 씨도 고향으로 돌아가 지지 기반을 다지고 있다. 김 전 지사와 정치 행보를 함께하며 쌓은 행정경험과 정치력을 강점으로 자유한국당 경선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출마를 두고 한 정계 관계자는 "그동안 참모 역할에 머물렀던 것과 자기 정치를 하는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며 "선출직 공직자의 자세와 책임을 키우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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