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야구를 살리려면 실업야구를 부활시켜야 해요."

얼마 전 만난 마산고 이효근 야구감독의 말이다. 고교야구 전국대회가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6~8월에 집중돼 있어 선수들이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서 시작된 대화다. 대학 입시 때문이라고 했다. 대학 진학을 하기 위해서 고3 선수들은 대회 개인 성적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전국대회가 이 기간에 몰려 있다고 한다.

이야기는 대학야구로 옮겨 갔다. 최근 프로야구 신인 지명 흐름은 '고졸 투수' 우선 선발이다. 대부분 프로구단들은 1차 지명과 2차 지명 상위 라운드에서 고졸 유망주들을 선택한다. 고교야구 선수들 역시 대학 진학보다는 프로 진출을 목표로 한다. 1, 2차 지명에서 호명되지 못하더라도 '육성선수'로 프로에 입단하기를 희망한다.

육성선수로도 프로에 가지 못하는 선수들이 대학으로 진학한다. 이 감독은 "육성선수로 갈 것이 아니라 대학에서 야구를 해야 해요. 프로구단들이 육성이라는 명목하에 유망주들을 모두 쓸어가버리니 대학야구 수준이 점점 떨어지는 겁니다"라고 한탄했다.

대학에 가더라도 얼마 있지 않아 야구를 그만두는 선수들도 속출한다고 했다. 십수 년간 야구만 해왔지만 졸업 후에 야구를 직업으로 삼아 생활할 수 있다는 미래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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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해결책 중 하나로 '실업야구 부활'을 내놓았다. "프로구단이 3군을 운영할 게 아니라, 실업야구단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선수들이 대학 졸업 이후에도 야구로 먹고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우리나라 야구 수준도 전체적으로 향상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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