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구조·유지비 상승 등 영향

채소와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생산하는 농가에는 별다른 이익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 도매·소비자 가격은 두 자릿수 이상으로 올랐으나 축산 농가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산지가격은 한 달 전보다 10%가량 내렸다.

지난 24일 기준 축산물품질평가원 돼지고기 산지가격은 38만 5000원(110㎏)으로 한 달 전 43만 1000원보다 떨어졌다. 이런 차이는 축산 농가와 유통처에서 취급하는 돼지고기 판매 단위가 다른 데서 발생했다.

축산 농가는 마리 단위로 출하하기 때문에 유통단계에서 부위 선호도에 따라 오른 가격이 산지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유기옥 대한한돈협회 창원지부장은 "판매처에서 부위를 나누기 때문에 삼겹살 등 부분육의 계절적 요인이 산지가격을 좌우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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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돈농가 자료사진./경남도민일보DB

올해 극심한 가뭄으로 생산량이 크게 준 채소 농가도 사정은 비슷하다. 25일 기준 양파 ㎏당 소매가는 1952원으로 1년 전보다 27.2%, 평년보다 18.3% 오른 가격에 유통되고 있다. 같은 기간 ㎏당 도매가는 1179원으로 평년보다 무려 38.4% 올랐다. 이 때문에 지난해와 비교해 산지 출하 가격도 50~60% 올랐다. 하지만 올해 생산량이 절반가량으로 줄어든 탓에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함양에서 양파를 재배하는 김종환 경남도 4H본부 전 회장은 "올해는 가뭄 때문에 하루에 두 번 주던 물을 여덟 번 주고도 모자랄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농민은 양파를 팔기에 유리해졌지만, 중국산 양파 수입 등으로 가격이 일정 수준에서 인상을 멈추면서 손해를 다 막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고추 농가도 찔끔 오른 가격에 거의 영향을 못 느낀다는 반응이다. 풋고추 소매가는 25일 기준 100g당 1073원으로 1년 전보다 2.2%, 평년보다 26.4% 올랐다.

시설 고추 재배농민 장성선 씨는 "고추 시세가 올랐지만 수익이 늘었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며 "특히 올해 인건비, 기름값 등 유지비가 올라 일찌감치 청양고추 재배를 접으면서 손해를 본 터라 체감하는 이익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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