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지지율 회복세에 고무…류석춘 영입 비판 목소리도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자유한국당 대표로 선출된 지 20여 일이 흐른 가운데 보수 재건·혁신을 향한 홍 대표 행보에 극과 극의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나름 '안간힘'이라 할 만하다. 홍 대표는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회담에 홀로 불참해 고립을 자초하면서까지 '차별화된 존재감'을 부각하는가 하면, 25일에는 KBS 예능 프로그램 <냄비받침>에 출연해 솔직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자 애썼다.

전면적인 것은 아니지만 그간 '강성' '막말' '싸움닭' '구악'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는 의지가 역력하다. 새 정부 장관 인선이나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유화적 태도가 대표적이다.

23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혁신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미래로의 전진"이라며 "지금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 친박-비박 논쟁, 탄핵 찬성파-탄핵 반대파 논쟁이 당 미래로의 전진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자문해 볼 때"라고 말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이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입장이다. 홍 대표는 20일 역시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자체 여론조사 결과 회복세가 뚜렷하다. 특히 영남지역에서 민심이 돌아오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수도권도 완만한 회복세"라며 "혁신이 본격화되고 8월 중순 전국 순회 국민 토크쇼가 시작되면 민심이 달라질 거다. 이 추세라면 연말쯤 과거 지지층은 회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진행한 7월 셋째 주 정례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한국당은 경남·부산·울산에서 18%를 얻어 5·9 대통령선거 이후 처음으로 10% 후반대를 기록했다. 전국 지지율(11%)은 최근 추이와 큰 차이가 없었던 만큼, 홍 대표가 말한 '영남에서 회복세'는 일부 사실로 볼 수 있다.

한국당은 같은 조사 대구·경북에서도 22%를 획득해 바른정당(10%)을 큰 폭으로 따돌리고 더불어민주당(31%)을 맹추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당 관계자는 "지금 문재인 정부 지지율은 아무 의미가 없다. 내년 지방선거 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홍 대표가 여당과 바른정당·국민의당 사이에서 세게 나갈 땐 나가고, 물러설 때는 물러서며 유연하게 잘 대처하고 있다고 본다. 새로운 인물만 대거 영입되면 당이 예전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적 시선도 물론 없지 않다. 홍 대표가 주도한 류석춘 혁신위원장 영입이 대표적이다. 정두언 전 의원은 최근 t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당의 기본 색깔, 여러 이미지를 고려해야 하는데 가장 극우에 들어맞는 사람을 모셨다"며 "그렇게 해서 무슨 혁신을 하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억울하다고 하는 분이 혁신위원장이라니 세상 민심과 너무 동떨어진다"고 비판했다.

바른정당은 자신들을 향한 홍 대표의 '배신자' '귀환' 공세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종철 대변인은 "홍 대표는 머릿속이 조폭식 사고로 가득 차 있는 것 같다"며 "한국당은 이기적 욕심에 눈이 멀어 국민에게 저항해 반란을 꾀한 장본인이다. 더 늦기 전에 깨우치고 반성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한국당은 결국 거대한 민심의 태풍에 침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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