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양덕천 급류사고 이어 1시간 새 주택·차량 침수도
폭 좁아진 장마전선, 한반도 특징 읽기엔 예보모델 한계

최근 장맛비가 들쑥날쑥하다. 한쪽에서는 폭우가 쏟아지지만 다른 한쪽에선 햇볕이 쨍쨍하다. 또 햇볕이 쨍쨍하다가도 갑자기 쏟아지는 탓에 '한국형 스콜' 말이 나돌 정도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좁은 지역에 강한 비가 쏟아지는 것을 '국지성 폭우'라고 한다. 최근 들어서는 열대지역 소나기인 '스콜'이 언급되기도 한다. 스콜은 적도 부근 열대지역에서 한낮에 내리는 소나기로 대류성 강우를 말한다. 거의 매일 오후에 정기적으로 내린다.

창원시 안에서도 지역마다 비가 일정하지 않게 내리는 현상이 잦다.

지난 24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동에는 오후 3시 38분부터 4시 30분까지 1시간가량 29.4㎜ 비가 내리면서 일부 지역에서 주택·차량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반면 진해구·마산회원구 진북지역 하루 종일 강우량은 5㎜에 불과했다. 또 지난 4일 양덕천 복개구조물 보수공사 중 급류 실종사고가 발생한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에는 모두 51㎜ 비가 내렸다. 같은 날 마산합포구 진전면에는 17㎜, 진해구 태평동에는 98㎜ 비가 내렸다.

▲ 집중호우가 예보된 25일 오후 창원지역에 창원시 마산합포구 해운동 한 상가 직원이 물막이 작업을 위해 모래주머니를 옮기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기상청은 이런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를 꼽았다.

보통 여름철 소나기는 강한 햇볕으로 수증기 발생량이 늘어나고 수증기가 상승하면서 찬 공기를 만나 대기불안정으로 쏟아진다.

최근 국지성 호우는 강한 햇볕으로 수증기 발생량이 많은 곳에서 비구름이 국지적으로 강하게 발달하면서 갑자기 많은 비가 내리게 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가뭄 등으로 수증기 발생량이 적은 곳은 장마전선 아래 있더라도 기습 폭우가 내릴 가능성이 낮다.

또 1980년대까지만 해도 장마전선은 남쪽의 해양성 무더운 공기와 북쪽의 대륙성 찬 공기 사이에서 폭넓게 만들어졌지만, 지구온난화로 북쪽의 대륙성 공기가 더운 공기로 바뀌면서 장마전선이 일정하지 않게 만들어지는 것도 한몫한다.

국지성 폭우가 잦아지지만 이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 수치예보모델은 '수입'한 것이어서 한반도 상황과 맞아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전선은 폭이 좁은데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에 따라 시시각각 위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장마전선 위치가 조금 달라져도 경북에서 내릴 비가 경남에서 내릴 수 있다.

하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각종 안전사고와 침수피해를 생각하면 예측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기상청 산하 한국형수치예보모델개발사업단은 지난 2011년부터 '한국형수치예보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형수치예보모델사업단 권영철 본부장은 "현재 한반도 중점 수치예보모델을 개발 중으로 기상청에서 2020년 1월부터 적용할 계획"이라며 "지금까지 사용하는 수치예보모델은 외국에서 들여온 시스템으로 한반도의 특징적 기상현상을 짚어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현재 93%가량 개발된 한국형수치예보모델이 완성되면 국지성 호우 예측 또한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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