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행 노조, 능력 관계없이 외부 인사 '낙하산' 지목

BNK금융지주 회장 후보 선출 과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경남은행 전·현 구성원이 그룹 내 부산은행 기득권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

31일 현재 회장 후보 지원자 16명 가운데 8명이 서류 심사를 통과한 상황이다. 8명은 △박재경(55) BNK금융지주 회장 직무대행 △손교덕(57) 경남은행장 △빈대인(57) 부산은행장 직무대행 △임영록(65) 전 BNK금융경영연구소 대표 △이정수(62) 전 BS저축은행 사장 △정민주(62) BNK금융경영연구소 대표 △김지완(71)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박영빈(63) 전 경남은행장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지역 사회는 이들 가운데 박재경·손교덕·빈대인·임영록·이정수를 '순수 내부 전·현직', 정민주를 '외부 출신 현직', 김지완·박영빈을 '외부 낙하산'으로 분류하는 분위기다. 부산은행 노조가 '낙하산'으로 규정한 3명 가운데 한 명인 이정환(63)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서류 심사에서 탈락했다. 부산은행 노조는 이에 대해 "(이정환 탈락은)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며 (김지완·박영빈 포함으로) 낙하산 우려는 한층 커졌다"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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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NK금융그룹 본사 사옥./연합뉴스

명목상으로는 '정치권 입김 우려'를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부산은행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순혈주의' 벽을 이어가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낳고 있다.

실제 부산은행 노조는 성명서에서 'BNK금융지주=부산은행'이라는 표현을 노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BNK금융지주는 부산은행·경남은행을 비롯해 투자증권·캐피탈·저축은행·자산운용·신용정보·시스템 등 8개 자회사로 이뤄져 있다.

경남은행은 지난 2014년 10월 BNK금융지주 자회사에 편입돼 현재 그룹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경남은행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1462억 3400만 원을 기록하며 부산은행 1890억 1300만 원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BNK금융지주를 부산은행 중심으로만 바라보려는 분위기가 재차 확인된 셈이다.

'외부 낙하산'으로 지목된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은 "현재 BNK 밖에 있으므로 외부 출신인 것은 맞다. 하지만 경남은행장을 역임했기에 실질적으로는 내부 출신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박영빈 전 행장은 2011년 3월 경남은행장에 취임했다. 당시 경남은행은 4300억 원대 구조화 금융사고, 1000억 원대 부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고 등이 잇따르면서 위기 상황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박 전 행장은 3년 만에 24조 원에 머물던 총자산을 36조 원으로 만들었다. 2.80%로 금융권 최하위였던 고정 이하 여신비율도 0.93%로 개선해 우량은행으로 이끌었다. 손교덕 현 경남은행장은 2014년 조직 수장을 맡아 민영화 혼란을 이른 시간 내 수습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2015·2016년 당기순이익 2000억 원대를, 올해 상반기 역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남은행 전·현직 두 사람의 입증된 경영 능력은 현재 BNK금융지주 내 순혈주의 분위기에 묻히는 분위기다.

경남지역 상공계 관계자는 "지역민은 3년 전 염원 속에 경남은행 지역환원을 추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지금 BNK금융지주 분위기를 보면 그 아쉬움이 더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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