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서 홍준표 전현 측근, 고성서 문-홍 키즈 격돌
통영·함안·거창·합천 등 '보수 대 보수' 승부 전망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속속 출사표를 내는 가운데, 경남지역 일부 기초자치단체장 선거구에서 '흥미로운 매치업'이 예상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선거구는 김해시장이다. 홍준표(전 경남도지사) 자유한국당 대표 전·현직, 신·구 최측근들이 총출동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대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허성곤 현 김해시장은 홍준표 경남도지사 시절 도 기획조정실장,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 등을 역임하며 측근으로 분류됐다. 지난해 총선과 함께 치러진 김해시장 재선거 당시 민주당 당내 경쟁자들은 "'홍준표 맨'에게 민주당 간판이 웬 말이냐" "정체성을 밝혀라"라고 맹공을 퍼붓기까지 했다.

여기에 또 한 사람의 '홍준표 측근'이 김해시장 선거를 준비 중이다. 2012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 때부터 최근 한국당 대표 선거까지 6년 가까이 홍 대표를 그림자처럼 보좌해온 '측근 중의 측근' 정장수 전 경남도 비서실장이 그 주인공이다.

정 전 실장은 지난달 20일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에서 "김해시장 선거에 나서기로 마음을 굳혔으며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본인은 뜻이 없다고 했으나 역시 홍 대표의 한때 최측근이었다가 사이가 멀어진 김정권 전 의원 출마설도 계속 흘러나오는 상황이라, 어쩌면 김해시장 선거는 한국당 당내 경선부터 '홍준표' 이름이 끊이지 않을 수 있다.

'현직' 홍 대표 측근들 간의 대결로 주목되는 선거구도 있다. 오태완 전 경남도 정무조정실장과 조규일 현 경남도 서부부지사 출마가 유력한 진주시장과, 강남훈 전 경남도 공보특보와 남상권 전 경남도 정무조정실장이 도전장을 내민 고성군수가 그곳이다.

이들 대부분은 후보 공천권은 물론이고 경남에 탄탄한 지지세력을 보유하고 있는 홍 대표의 '후광'에 잔뜩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특히 고성군수는 강 전 특보·남 전 실장 둘 중 한 명이 예선을 넘으면 '홍준표 키즈' 대 '문재인 키즈' 간 맞대결 가능성이 커 더욱 이목이 쏠린다.

이 지역 군수 선거에 두 차례 나섰던 백두현 현 청와대 자치분권 행정관의 출마가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백 행정관은 2015년 10월 고성군수 재선거에서 19.9%를 득표해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보수 텃밭인 고성에서 나름 준수한 성적을 올린 셈이다.

백 행정관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고성군수 선거에서도 14.2%로 3위를 기록했었다. 당시도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이름을 알리고 나서 선거에 뛰어들었다.

통영과 함안, 거창, 합천은 전직 보수 대 현직 보수의 싸움으로 이채를 띠는 경우다. 한나라당·새누리당·한국당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문재인 정부 탄생과 함께 대거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기면서 형성된 구도다.

최근 몇 달 새 민주당에 입당한 양동인 거창군수, 강석주(통영) 전 도의원, 김용철 전 함안지방공사 사장, 윤재호 전 합천군의원 등은 모두 과거 보수정당에 속했던 이력이 있다. 이들은 각자 지역에서 내년 기초단체장선거 도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모두 보수 우위가 뚜렷한 지역인 만큼 쉽지 않은 승부가 예측된다. 통영은 김동진 현 시장을 비롯해 김윤근 도의원 등이 한국당 주자로 나설 채비를 하고 있으며, 거창은 안철우 도의원, 구인모 경남도 문화관광체육국장, 함안은 이학석 전 통영시 부시장, 이성용 도의원, 합천은 하창환 현 합천군수, 류순철 도의원 등이 한국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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