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율, 평년 '절반 수준'…시·군 9곳 가뭄 심각 단계
도, 관련 국비 56억 확보, 태풍 '노루' 강수량 기대

지난달 장맛비로 일부 갈증을 해결한 중부지역과 달리 경남은 계속된 불볕더위와 가뭄에 저수지가 말라가고 있다. 도내 저수지 저수율이 평년의 절반 수준인 상황에서 하동지역 가뭄이 특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현재 도내 저수지 3180곳 평균 저수율은 39.4%다. 이는 평년 77.5%의 50.8% 수준인데, 가뭄 심각 단계(평년 저수율 대비 50% 미만)에 가까운 수치다.

시·군별로 보면 가뭄 심각 단계인 지역이 18개 시·군의 절반인 9곳이나 된다. 하동지역 저수지 저수율(23.5%)은 평년 저수율의 30.6% 수준으로 가뭄 심각 단계를 넘어선지 오래다. 이밖에 양산(36.1%)·남해(38%)·함안(40.5%)·고성(41.7%) 등도 평년 저수율의 5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강우 형태가 국지성 폭우가 잦아서인지 저수율은 지역별 차이가 컸다. 저수율이 50% 이상인 곳은 최근 장마 영향을 받은 함양(65.8%)·산청(59.2%)과 창원(58.3%)·통영(53.2%)·거제(65.3%) 등 5곳에 불과했다.

실제 이들 지역은 한 달 전과 비교해 저수율이 모두 증가했다. 지난달 1일 저수율과 비교하면 거제가 22.5%포인트로 크게 늘었고, 함양 10.1%p, 통영 8.8%p, 창원 2.1%p, 산청 0.9%p 증가했다. 또 남해, 거창 저수지 저수율은 한 달 사이 2.6%p, 1.8%p 각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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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하동을 비롯한 남해(28.8%), 양산(29.8%), 사천·진주(32.4%), 밀양(33.8%), 함안·고성(34.2%) 등 13개 시·군 저수지는 절반도 물이 차지 않았다.

이처럼 저수지 가뭄이 심각한 이유는 올해 들어 눈에 띄게 줄어든 강수량 탓이 크다. 2일 기준 도내 누적강수량은 437.3㎜로 평년의 50.2% 정도다. 이에 이번 주말께 한반도 상륙이 예상되는 태풍 '노루'가 얼마나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한국농어촌공사 경남지사 관계자는 "모내기는 끝났지만 농업용수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가뭄이 심각 단계이거나 그에 가까운 저수지가 대부분이라 농민들 마음이 타들어 가고 있다"며 "불볕더위와 가뭄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이번 태풍이 얼마나 많은 비를 내려 가뭄을 해소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경남도는 3일 올해 가뭄 대책과 내년 영농 대비를 위해 국비 56억 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도는 올해 예비비 10억 원을 포함한 도비 22억 원과 특별교부세 22억 원, 시·군비 99억 원 등 모두 143억 원으로 긴급 용수원 개발과 준설, 하상굴착·물막이 등 604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굴착기 219대, 양수기 841대, 급수 차량 210대 등을 투입해 가뭄 해소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번에 확보한 국비 56억 원은 긴급 급수대책으로 하상굴착, 간이 양수·급수시설, 운반급수(급수차 이용), 양수 장비 구입·임차 등에 우선 배정할 예정이다. 항구대책이 필요한 가뭄지역에 관정개발과 소규모 양수장 등 용수원 개발, 송수·급수관로 시설, 저수지 준설 등에 투입해 가뭄 대비에 전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장민철 도 농정국장은 "기후변화와 기상이변으로 경남은 가뭄이 장기화하는 양상을 보여 가뭄피해 최소화에 온 힘을 쏟고 있다"며 "도 차원에서 방송, 반상회, 안내문 등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가뭄을 극복하려면 도민의 물 절약 실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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