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예약하고 연락두절" 연 15%·4조 5000억 규모 시민 책임감·양심 절실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에서 네일숍을 하는 정미희(29) 씨는 최근 들어 심각할 만큼 영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 지난달부터 예약을 해놓고 아무런 연락 없이 나타나지 않는 예약부도(노쇼·No-Show)가 늘었기 때문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노쇼'가 발생하는 탓에 정 씨는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정 씨가 운영하는 네일숍은 일대일 전문숍이라 예약 시간에는 그 손님만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 씨는 "한 명당 적게는 4만 원에서 많게는 10만 원까지 받는데 예약시간을 펑크내면 그만큼 영업에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구암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민혁(36) 씨도 예약 후 연락두절되는 손님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 씨 가게는 테이블이 6개 정도로 일반 영업장보다 규모가 작다. 때문에 예약손님을 받으면 다른 손님을 못받는다.
김 씨는 "예약하고 1시간을 기다렸는데도 연락이 안되더라. 유독 더울 때는 손님들이 예약 후에 안오는 경우가 많다"며 답답함을 전했다.
최근 폭염과 휴가철을 맞아 '노쇼'가 급증하고 있다. 단순 변심에 따른 노쇼는 소규모 영업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에게는 큰 골칫거리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주요 5대 서비스 업종(음식점, 병원, 미용실, 고속버스, 소규모 공연장) 기준 노쇼 발생률이 연평균 1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쇼로 발생하는 비용은 연간 4조 5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많은 고객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업체와 달리 소규모 업체들이 받는 손실은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노쇼를 줄일 대책은 없다.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다.
또 소비자와 연락이 닿아도 '더워서', '휴가를 가게 됐다'는 핑계로 예약을 취소하는 일이 빈번해 소규모 업체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에게 시름을 안기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위약금을 거는 방법이 사실상 유일한 방법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런 방법만으로는 해결하기가 어렵다"며 "시민 스스로 예약 취소 책임감을 인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