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 공업도시 창원 경제 휘청
역발상 작은 기회들에 복원력 기대

한동안 '하인리히 법칙'이 회자한 적이 있다. 1930년대 초 미국의 보험회사 직원이었던 하인리히가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노동재해에 대한 실증적 분석 결과를 토대로 '사고나 재난은 발생 전에 여러 차례의 징후가 나타나므로 이에 대한 분석과 준비를 통해 예방할 수 있다'는 징후에 관해 정의한 것인데 심각한 안전사고가 1건 일어나려면 그전에 동일한 원인으로 경미한 사고가 29건, 위험에 노출되는 경험이 300건 정도가 이미 존재한다는 것이다.

창원은 1970년대 이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업도시로 성장해왔다. 기계산업의 메카인 창원국가산업단지와 대한민국 제1호 수출기지인 마산자유무역지역이라는 쌍두마차로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축으로서의 역할도 해왔다.

그런데 근래 수년간 창원경제는 균형을 잃으며 기우뚱거리는 모양새에다가 어느 한 곳 성한데 없이 생채기로 몸살을 앓았다. 산업구조가 제조업에 지나치게 치우친 불균형도 문제였다.

창원은 공업도시로 성장해온 만큼 숱한 경제위기는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석유파동을 시작으로 1990년대 후반 IMF경제위기, 세계금융위기까지 문을 닫고 사명을 갈아입은 기업이 한두 곳이 아닐 정도의 혹독한 성장통도 겪었다. 기업의 경제논리로 창원을 떠나는 기업들 그리고 떠날 것이라는 소문, 어느 기업이 위태로워 곧 무너질 것이라는 등의 얘기도 끊임없이 있었다.

그나마 모진 풍파를 이겨낸 STX 계열사들이 법정관리 조기 졸업과 새 주인 찾기에 나서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것은 희망적이지만 수년간 이어져 온 저성장 기조의 여파도 아직 남아 있다.

최근 발표된 한국산업단지공단 통계자료에는 창원국가산단의 2016년도 생산액이 53조 원으로 2015년의 58조 원에 비해 5조 원이나 줄었다. 마산자유무역지역은 수출액의 80%를 책임져오던 노키아티엠씨 철수가 컸다. 2008년에 수출액 50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에는 2013년에는 15억 달러를 기록했고 작년까지 매년 10억 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다행히도 세계경제의 완만한 회복세와 조선업의 수주향상 등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고 정부에서도 장밋빛 전망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중소기업이나 일반시민들의 체감경기는 기대 속 우려 수준에 머물고 있다. 회복세에 젖기에 앞서 창원경제의 복원력도 되돌아봐야 한다.

희망은 늘 있었다. 창원은 한국에서 기업들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이자 투자 환경이 가장 좋은 곳이다. 언제나 그래 왔듯 기업들이 떠난 자리는 또 다른 기업이 그 자리를 메웠고, 히든챔피언들은 저마다 생존방식으로 묵묵히 성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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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경제의 평형상태가 깨질 때마다 이를 유지해온 최소한의 복원력이 있었고,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한 산업역군들의 열정은 더 큰 창원을 만드는 외상 후 성장으로 이어져 온 것이다.

아울러 서두에 소개한 하인리히 법칙을 역발상 해보면 성공의 배후에는 29번의 작은 성공과 300번의 기회가 포착될 것이다. 통합 창원 2기 시정이 지난 3년여간 집중해온 첨단산업과 관광산업의 투트랙 전략과 최근 발표한 수출·내수 동반 활성화 방안 등의 혁신적인 정책들은 많은 기회를 만들어낼 것이고, 이는 작은 결실들로 이어져 창원경제 부흥을 이끌어내는 선순환구조의 견고한 복원력도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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