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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성조숙증…아이 발육 지나치게 빠르면 '성장판 검사'

여아 만 8세·남아 만 9세 이전
이른 2차 성징·급성장 나타나
엑스레이로 왼손 뼈 성숙도 평가
사춘기 변화 속도 관찰하며 진료

2017년 08월 09일(수)
이원정 기자 june20@idomin.com

"요즘은 '성조숙증'이 부모들에게 꽤 알려져서 혹시나 하며 병원에 오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오히려 성조숙증이 아닌데도 걱정하며 진료실에 아이를 데리고 오는 부모도 있어요."

창원경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윤주영 교수는 '성조숙증'에 대해 설명하기에 앞서 이렇게 밝혔다. 하지만 아이 성장이 비정상적으로 빨라도 많은 부모가 "설마, 내 아이가 병에 걸렸을 리가"하는 생각에 단순히 발육 상태가 좋다고만 여기기도 한다. 아이가 얼마나 빨리 자라야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을까. 윤 교수의 도움말로 성조숙증에 대해 알아본다.

◇여아 80~90%는 원인 몰라

성조숙증은 2차 성징이 여아는 만 8세 이전,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즉 여아가 만 8세 전에 가슴이 나오거나, 만 9세 전 남아의 고환이 커지는 경우 성조숙증이 의심된다. 또 1년에 7㎝ 이상 급성장할 때도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외에도 부모가 초등학교 때 일찍 성장이 멈춘 경우, 엄마가 초경을 일찍 한 경우, 저출생체중아의 경우 성조숙증이 잘 올 수 있다.

정상적인 성장은 사춘기에 성적 기능이 활발해지면서 2차 성징과 급성장이 나타난다. 여아는 만 10~11세 젖멍울이 들어서면서 사춘기가 시작된다. 초경은 평균적으로는 사춘기 시작 후 2년 정도 지나 만 12~13세 하게 된다. 남아의 사춘기는 만 11~12세 고환이 커지면서 시작된다.

/일러스트 서동진 기자 sdj1976@idomin.com

사춘기는 머리에서의 신호로 시작된다. 뇌의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뇌하수체를 자극하며, 이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고환과 난소를 자극해 성 호르몬이 분비된다.

성조숙증은 크게 진성 성조숙증과 가성 성조숙증으로 나뉘는데, 진성 성조숙증은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 축의 활성화', 즉 사춘기 신호가 머리에서 발생해 생긴다.

반면 가성 성조숙증은 이 신호의 활성화 없이 발생한다. 원인으로는 선천성 부신 과증식증, 성호르몬을 분비하는 부신 종양, 난소 낭종 등이 있다.

여아에서는 80~90%가 특별한 원인 질환이 발견되지 않는 특발성 성조숙증이고, 남아에서는 50%에서 종양 등의 원인 질환이 있다.

윤 교수는 "가성 성조숙증은 일반적인 성호르몬 억제 주사는 효과가 없고, 원인 질환을 찾아서 치료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혈액·호르몬자극 등으로 진단

신체검진 상 성조숙증이 의심되면 가장 기본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성장판 검사이다. 엑스레이로 왼손 뼈의 성숙도를 평가한다. 성조숙증이 있으면 성장판 나이가 자기 나이보다 빨라지게 되므로 성장판 검사는 성조숙증 진단에 중요한 검사이다.

또한 각종 혈액검사를 하게 된다. 이때 성호르몬 수치가 높다고 무조건 성조숙증으로 진단할 수는 없다. 확진을 위해서는 GnRH(성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자극검사를 해야 한다. 이 검사를 통해 진성 성조숙증을 진단한다.

이 밖에 성조숙증이 중추신경계 종양이나 뇌의 선천성 기형 등에 의해 발생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뇌 MRI(자기공명영상검사)를 시행한다.

윤 교수는 "남아는 50%에서 성조숙증 원인 질환이 발견되므로 반드시 뇌 MRI를 시행한다. 여아는 만 6세 이전에 성조숙증이 발생한 경우, 두통이나 구토 증상이 있는 경우 등에 선별적으로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창원경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윤주영 교수.


/이원정 기자

◇나이·뼈 나이 고려해 치료

아이 성장이 또래보다 빠르면 좋지 않을까? 왜 병원에서 '성조숙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해야 하는 걸까.

성조숙증은 치료하지 않으면 나중에 성인 키가 평균 10㎝가량 작아진다. 당장은 아이가 급성장하면서 또래보다 키가 크지만, 성장판이 빨리 닫혀 결과적으로는 많이 자라지 않는 것이다.

또 여성호르몬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져서 성인이 됐을 때 유방암과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또래와 다른 신체적 발달로 아이가 움츠러들어 행동 장애나 학업 성취도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성조숙증은 모두 치료해야 하는 것일까.

윤 교수는 "성조숙증이라고 꼭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춘기 변화와 성장판 변화 속도를 살핀다. 성조숙증으로 진단받은 아이 중 20% 정도는 꼭 치료해야 하는 상태이고, 나머지는 보호자와 논의해서 결정한다"고 밝혔다.

검사 결과 성조숙증 진단 기준에 맞으며 급속히 진행하는 사춘기 발달 소견이 있을 때 치료를 하게 된다. 이외에 예상되는 최종 키가 너무 작을 때, 성조숙증에 따른 심리적인 문제가 있을 때 등의 경우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성조숙증 치료를 위해서는 '성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작용제'를 투여, 뇌하수체에서 성선자극호르몬 분비를 선택적으로 막아 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한다. 또 뼈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많은 진성 성조숙증에서는 성호르몬 억제 주사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여아는 만 9세, 남아는 만 10세 이전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치료는 최종 키를 크게 하고, 정상 아이들이 초경을 시작하는 시기와 비슷한 시기에 초경을 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다.

따라서 여아는 만 11세, 남아는 만 12세가 될 때까지 치료한다. 아이 상태가 좋아진다고, 즉 증상이 멈춘다고 치료를 중단하면 성조숙증이 다시 진행한다. 그러므로 치료 계속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것은 아이의 나이와 뼈 나이이다.

치료를 하게 되면 여아는 젖멍울이 작아지고 생리가 멈추며, 남아는 고환 크기가 작아진다.

윤 교수는 "치료 전보다 성장 속도가 저하되는데, 이는 성호르몬 분비가 억제돼 성장 호르몬 효과도 함께 저하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성장판이 조기에 닫히는 것을 늦춰 키가 자랄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게 돼 성인이 됐을 때의 최종 키는 치료하지 않았을 때에 비해 더 커진다"고 전했다. /이원정 기자 june20@idomin.com

◇Q&A

치료제 투여하면 불임?

"정상적 임신·출산 가능"

아이가 성조숙증 치료를 받게 될 때 부모들이 궁금해하고 불안해하는 것이 많다. 대표적인 질문 중 하나가 성조숙증 치료제를 맞으면 불임이 되지 않느냐는 것.

윤 교수는 "치료를 중단하면 뇌하수체에서 성선자극호르몬이 다시 분비돼 수개월 이내 생식선 기능이 활성화되고 사춘기 증상이 다시 나타난다"며 "치료가 끝난 후 6~18개월에 초경을 하며, 성인이 된 후 정상적인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성조숙증 치료 약제로 인해 골밀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점도 부모들이 많이 우려한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대규모 연구에서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고 전제했다. 이어 "사춘기가 전행하면서 뼈가 급격히 늘어날 때 약제를 쓰면 골밀도가 떨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약제를 써야 될 나이가 지나고 난 후 쓰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즉 성조숙증 치료를 위해서가 아니라 키를 키우기 위한 목적 등으로 사용하거나 표준 용량 이상으로 사용하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급성장하면서 또래보다 골밀도가 높아지는데, 약을 쓰면서 뼈 성장이 멎어 또래와 비슷해지는 것으로 파악한다. 어른이 돼서 어떠한지를 알 수 있는 장기간 데이터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성조숙증 치료제를 맞으면 키가 잘 크지 않는다는 우려도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치료를 하면 성호르몬 분비가 줄어들면서 급성장이 없어져 잘 안 크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원래 나이에 맞는 1년에 4~7㎝의 정상적인 속도로 자라는 것이다.

윤 교수는 "성조숙증 치료는 검진 및 검사에서 성조숙증 진단 기준에 맞을 때 시행한다"며 "간혹 키를 키우는 목적으로 성조숙증 치료제를 쓰기 원하는 부모가 있는데, 키를 키우는 약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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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정 기자

    • 이원정 기자
  • 문화체육부를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