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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대장님, 회장님! '갑질'은 이제 그만

더는 봉건적 사고방식 머물러선 곤란
먼저 수평적 민주사회 시스템 갖춰야

2017년 08월 10일(목)
윤병렬 창원 삼계중학교 교사 webmaster@idomin.com

몹시 무더운 여름입니다. 가만히 앉아만 있는데도 짜증이 몰려올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상대방에게 던지는 말을 무척 조심해야 합니다. 더위를 피해 나무 그늘에 앉아 <말의 품격>이란 책을 펼칩니다. 책을 읽으며 품격 있는 말의 중요성과 '갑질' 논란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품격이 드러난다. 나만의 체취, 내가 지닌 고유한 인향은 내가 구사하는 말에서 뿜어 나온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내 삶 전체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들어 폭언과 욕설을 통한 인격 모독 '갑질' 논란이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의 공분을 자아내 결국 법적 처벌까지 받는 상황에 이르기도 합니다. 육군 대장님과 부인님, 대기업 회장님과 자녀님, 사랑하는 고객님, 점주님, 주인님들의 '갑질'이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갑질'은 사회적으로 우월하거나 유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지위를 이용해 강제로 자신을 따르게 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사회적 강자가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악용해 약자에게 횡포를 부리는 것입니다.

'갑질'의 역사를 살펴보면 신분제 사회였던 과거에는 더욱 심했습니다. 때로는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기도 했습니다. 양반과 권력자들 횡포가 극에 달해 결국 백성이 일으킨 민란이 들불처럼 번져가기도 했습니다. 신분제 사회가 무너지고 근대적인 민주주의 사회가 도래했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는 봉건성이 잔존하고 있습니다. '우리 안의 파시즘', '우리 안의 봉건성'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 한 가진 자들의 횡포, '갑질' 논란은 이 땅에서 사라지기 어려울 듯합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최근에 와서 '갑질' 논란에 대한 사회적 파장이 더욱 커지고 깊어지게 된 이유는 스마트폰과 사회 관계망 서비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제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각성이 촉매제가 된 것입니다. '촛불 혁명'으로 한층 고양된 민주시민의식도 크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가만히 살펴보면 '갑질'의 행태는 대부분 말이 앞서고 행위가 뒤따릅니다. 아랫사람을 하찮은 존재로 생각해 업신여기며 먼저 입에 담기 어려운 막말과 욕설을 쏟아냅니다. 사회가 많이 바뀌었지만 그들이 쏟아낸 말과 행동은 봉건 사회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주인이고 아랫것들은 하찮은 노예나 머슴인 것처럼 착각합니다. 아무렇게나 막 대해도 되는 존재인 양 취급하기도 합니다.

이제 세상이 변했습니다. 아니 변해 가고 있습니다. 누구나 더 이상 봉건적인 옛날식 사고방식에 머물러서는 곤란합니다. 악습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제2, 제3의 '갑'들이 끊임없이 생겨날 수밖에 없습니다. 옛날 방식 그대로인 강압과 횡포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로 남게 됩니다. '칼에 베인 상처는 바로 아물 수 있지만 말에 베인 상처는 평생 아물지 않는다'는 말이 강조하는 것처럼 내 자식도 내 가족도 상처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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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야 이런 불합리와 불평등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요? 우선 필요한 것은 평등과 정의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는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사회 시스템을 갖추는 일입니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세상과 사물에 대한 존중의 폭을 넓혀가야 합니다. 한갓 미물에 지나지 않는 존재일지라도, 개·돼지도 존중할 줄 아는 인간적 예의가 필요합니다. 이 세상 모든 만물은 다 존엄한 존재라는 사실. 예나 지금이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선지자들이 외친 진리의 말씀입니다. <말의 품격>에서 지은이는 말합니다. '이청득심(以聽得心). 들어야 마음을 얻는다. 과언무환(寡言無患). 말이 적으면 근심이 없다. 언위심성(言爲心聲). 말은 마음의 소리다. 대언담담(大言淡淡). 큰 말은 힘이 있다.' 우리 모두가 명심해야 할 지혜의 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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