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센터 6일 폭염에 개 1마리 죽어…2명이 350여 마리 관리

유기동물이 늘고 있지만 보호시설 관리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6일 창원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는 8살 난 래브라도 레트리버 한 마리가 폭염을 이기지 못하고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개는 지난 5일 자정께 구조돼 보호소에 입소했으나 하루도 안 돼 숨졌다. 대형견은 실내에 들이지 않는다는 규정 때문에 바깥에 묶어 놓았다가 37도를 넘는 폭염에 노출돼 죽은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사고가 재발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도내 시·군마다 유기동물보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0곳이 운영되고 있는데 많게는 4명, 적게는 1명이 보호센터 업무를 보고 있다.

창원유기동물보호센터는 유기동물 350여 마리를 2명이서 관리하고 있다. 마산유기동물보호센터는 160여 마리를 1명이, 진해도 170여 마리를 1명이 관리한다. 거제는 130여 마리를 3명이서, 양산은 50여 마리를 1명이 챙긴다. 그나마 진주는 40여 마리를 4명, 김해는 200여 마리를 4명이서 관리해 사정이 나은 편이다.

보호시설 담당자는 청소하고 유기동물을 관리하는 것뿐 아니라 사무도 함께 겸하기에 업무량이 많다. 창원시 농업기술센터 이삼규 축산담당은 "이번 사고가 일어난 데 대해 견주에게 죄송한 마음을 지니고 있지만 인력문제로 인해 빚어진 일이기도 하다"며 "인사조직과에 인력충원을 부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개체수가 급증하고 있어 대책 마련도 힘들다. 매뉴얼에 따라 포획한 후 공고기간 10일이 지나면 일반에 입양할 수 있고 입양이 되지 않는 개체는 안락사 시킬 수 있지만 많은 센터는 최대한 안락사를 자제해 좀처럼 적정 수용개체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창원유기동물보호센터에는 들어온 지 5년이나 된 개도 있다.

수용밀도가 높아질수록 보호 중인 동물은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좁은 공간에 수백 마리가 모여 사는 만큼 전염병 우려가 크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 건강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규정대로 안락사를 진행하면 관리하는 수를 줄일 수 있지만 이는 센터 개설 취지에도 반해 쉽지 않다.

반려견을 잃은 오 모 씨는 "인력이 부족해도 보호소를 돌면서 물이 비었는지 확인 정도는 할 수 있을 텐데"라며 "담당자를 만나 자세한 내용을 들어보고 후속 조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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