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소재 싸움이다] (1) 4차 산업혁명 시대 필수조건
부품 구성하는 기초 물질 ICT 65%·생명공학 45% 등 타 분야 성장 기여도 증가
산업계 연구개발 '꽃'으로

돌을 깨서 필요한 도구를 만들던 뗀석기(구석기) 시대, 돌을 갈아서 도구를 만들었던 간석기(신석기) 시대, 구리를 녹여 각종 무기와 농기구를 만들던 청동기 시대, 구리보다 강도가 높은 쇠를 녹여 각종 도구와 무기를 만들었던 철기시대. 규소를 활용해 반도체라는 획기적인 제품 개발로 정보화 시대를 넘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시대로 접어든 2017년, 소재 산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미래형 친환경 전기차·수소 연료전지차·자율주행차 등은 신소재 발견과 개발을 갈수록 중요하게 만든다. <경남도민일보>는 한국기계연구원 부설 재료연구소(창원시 성산구)와 함께 소재산업을 왜 육성해야 하는지, 그리고 제대로 육성하려면 국내 소재산업 컨트롤타워가 왜 필요한지 3회에 걸쳐 살펴본다.

"대기업인 두산중공업도 초내열 소재를 새로 개발해 제품화하고 적용하는 데 16년이나 걸렸습니다. 공공 부문 역할을 키워야 시간과 비용을 줄이며 '팀 코리아'가 돼 경쟁할 수 있습니다."(두산중공업 유석현 기술연구원장·부사장, 2017년 2월 9일 국회토론회에서)

"소재는 산업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고 수천 개의 정밀 기계부품으로 이뤄진 자동차에는 그 중요성이 더 큽니다. 어떤 소재를 쓸지에 따라 원가·중량이 결정됩니다. 특히 미래 자동차는 무게를 가볍게 하는 게 반드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경량화를 위한 소재 연구가 뒷받침돼야 합니다."(자동차부품사 센트랄 김규만 중앙연구소장·부사장)

"R&D(연구개발)가 생존을 좌우하는 세상이 됐습니다. 소재산업은 산업계 R&D의 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소재 선진화, 글로벌 톱 수준의 소재산업 경쟁력 구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창원상공회의소 최충경 회장·경남스틸 대표이사)

대규모 장치산업인 중공업, 최근 부품 경량화에 사활을 건 자동차부품업체, 전통적인 철강업체 경영자 등 제조업 내 업종을 가리지 않고 소재산업 중요성을 얘기한다. 4차 산업혁명이 산업계 최대 화두가 된 요즘 오히려 소재산업 중요성이 이처럼 강조되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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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란 = 소재(재료·Materials)는 자연물로부터 제품(물건)까지의 모든 것을 구성하는 요소를 이른다. 소재는 부품·완제품을 구성하거나 혹은 특정 기능을 좌우하는 핵심 기초 물질로 크게 금속·화학·세라믹으로 구분한다.

금속은 다시 철강과 비철금속으로, 화학은 석유화학·정밀화학·섬유로, 세라믹은 전통세라믹스와 파인세라믹스로 각각 나뉜다.

소재산업은 매우 광범위하고 고위험-고수익(High risk-High return) 성격을 띤다. 첨단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늘고 있으며, 공공재 성격을 띠기에 공공 부문 역할이 중요하다.

재료연구소가 밝힌 첨단 소재가 다른 기술 분야 성장에 미치는 기여율 추이를 살펴보면 정보통신기술(ICT) 1970년 15%, 1980년 25%, 1990년 40%에서 2000년 55%, 2010년 65%에서 2020년 75%에 이를 것으로 본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1970년 10%에서 2010년 45%, 2020년 65%에 이르고, 생명공학(Biotechnology) 분야에서도 1970년 5%, 2000년 30%, 2010년 45%, 2020년 55%가 넘을 것으로 예측한다.

부품과 연계돼 제품생산에 이르는 과정(가치사슬)을 반도체 분야로만 살펴보면 모래의 주성분인 광석 규사(SiO₂)에서 다결정규소(Poly Si)라는 원 소재를 분리하고 다시 웨이퍼(Wafer)라는 응용소재를 개발한다. 이를 부품인 단위소자로 만들고, 모듈 부품인 디램(D-RAM)으로 만들어 컴퓨터라는 완제품으로 이어준다. 다결정규소라는 원 소재와 웨이퍼라는 응용소재 개발이 컴퓨터와 다양한 모바일 제품군을 만든 셈이다.

세라믹 소재인 투명디스플레이, 박막기술에 따른 태양광 효율성 증대, 생분해성 소재 발전에 따라 성장하는 생명 의료분야 등은 소재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첨단 소재 산업 = 최근 일본 정보기술(IT) 기업 영업이익률을 보면 조립 대기업은 2∼3% 수준이지만 소재업체는 10∼15%로 훨씬 높다.

국내 소재산업은 2014년 기준 제조업에서 부가가치액 기준 19.9%, 생산액 기준 17.7%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사업체 수는 7549개사(제조업 내 11%), 고용은 39만 명(13.3%)을 차지한다. 하지만, 국내 소재부품 산업은 일본 첨단 소재 의존도가 여전히 높아 지속 성장과 수익성을 높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적인 예로 디스플레이는 한국이 2014년 기준 48%로 점유율 세계 1위이지만 제품 핵심 소재인 TAC필름은 전량 일본에서 수입한다. 이렇다 보니 소재 분야 대일 무역적자액은 2004년 73억 달러, 2010년 142억 달러까지 늘었다가 지난해 65억 달러로 다소 줄었지만 생산설비 투자 증가 시 또 늘어나는 추세를 반복한다. 소재·부품 대일 무역 적자에서 소재 비중은 2004년 44.9%에서 2016년 44.5%로 좀처럼 감소하지 않고 있다.

더불어 국내 소재분야 업체 99%가 중소기업이어서 R&D 투자도 부진한 점도 문제다. 소재 분야는 원래 위험 부담이 커 민간이 연구개발을 맡기 쉽지 않지만 국내 업체 영세성으로 국가 역할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2015년 한 해 소재 분야 정부 연구개발투자액은 6865억 원으로 정부 R&D 예산의 3.92% 수준으로 아직 높지 않다. 물론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소재 분야 R&D 예산 연평균 증가율은 11.7%로 정부 전체 R&D 증가율 8.8%보다는 높다. 정부도 소재 분야 중요성을 조금씩 인식하는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선진국 소재 분야 연구기관보다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고, 연구개발 역량이 여러 연구기관으로 분산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첨단 소재 산업 = 최근 일본 정보기술(IT) 기업 영업이익률을 보면 조립 대기업은 2∼3% 수준이지만 소재업체는 10∼15%로 훨씬 높다.

국내 소재산업은 2014년 기준 제조업에서 부가가치액 기준 19.9%, 생산액 기준 17.7%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사업체 수는 7549개사(제조업 내 11%), 고용은 39만 명(13.3%)을 차지한다. 하지만, 국내 소재부품 산업은 일본 첨단 소재 의존도가 여전히 높아 지속 성장과 수익성을 높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적인 예로 디스플레이는 한국이 2014년 기준 48%로 점유율 세계 1위이지만 제품 핵심 소재인 TAC필름은 전량 일본에서 수입한다. 소재·부품 대일 무역 적자에서 소재 비중은 2004년 44.9%에서 2016년 44.5%로 좀처럼 감소하지 않고 있다.

더불어 국내 소재분야 업체 99%가 중소기업이어서 R&D 투자도 부진한 점도 문제다. 소재 분야는 원래 위험 부담이 커 민간이 연구개발을 맡기 쉽지 않지만 국내 업체 영세성으로 국가 역할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2015년 한 해 소재 분야 정부 연구개발투자액은 6865억 원으로 정부 R&D 예산의 3.92% 수준으로 아직 높지 않다. 물론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소재 분야 R&D 예산 연평균 증가율은 11.7%로 정부 전체 R&D 증가율 8.8%보다는 높다. 정부도 소재 분야 중요성을 조금씩 인식하는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선진국 소재 분야 연구기관보다 예산과 인력이 부족하고, 연구개발 역량이 여러 연구기관으로 분산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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