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여성 인권과 성폭력 문제다. 그런데 아직도 시민들은 위안부 문제와 원폭피해자 문제를 개인적인 일처럼 생각하고 있다. 다행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위안부 문제를 스스로 인권동아리를 만들어 인권정의 문제로 접근하여 공부하고 활동까지 하고 있어 반가운 일이다.

이전에는 일제 강점기 하면 수탈-식민지-아픈 역사로만 배웠지, 이런 반인권적인 행위가 있었는지 몰랐다가 인권동아리 활동을 통해 할머니들을 돕기 위한 실천을 시작했다. 여러 학교 교정에는 소녀평화상이 세워져 있다. 일부 학교들은 교육주간을 통해 위안부 할머니에 대해 알리고 모금활동을 하면서 많은 친구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여서 큰 힘을 얻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응원하는 어른도 많지만 무턱대고 욕하고 야단치는 어른들도 있어 당혹해 한다. 한·일 정부가 이미 합의했는데 왜 길거리에서 이런 걸 나눠주느냐며 이 시간에 공부나 하라는 말은 무섭고도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청소년들은 인권활동을 하면서 성노예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만든 셈이다. 그 관심을 통해 표현 활동도 하고, 직접 만든 위안부 배지를 판매하여 수익금을 전액 나눔의 집에 기부하기도 한다. 이처럼 미래세대들이 행동으로 나서는 반면, 어른들은 광복 72주년이 되도록 강제징용, 원자폭탄 피해, 위안부 고통 등 어떠한 것도 바로잡지 못하고 눈을 질끈 감은 실정이다. 교과서에조차 그런 사실이 "있었다"라는 짧은 서술로 광복 72주년을 맞는다. 우리 사회의 정의와 인권, 성노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수준이다.

다행히 위안부 문제를 우리 사회 인권을 바로 세운다는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인식이 미래세대로 확산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청소년들이 앞장서서 정의는 그냥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지역에서도 볼 수 있어 다행이다. 창원 안남중학교 학생들은 작년에 역사탐구동아리를 중심으로 팔찌 판매금과 카페 수익금을 피해자 할머니 집수리 비용과 생활지원금으로 지원했다. 올해는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후원금으로 내놓기도 했다. 이런 아름다운 실천 과정이 더 많은 교육과정을 통해 공유되어 인권과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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