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옥야고 기자단] (4) 우포늪 세진마을 탐방
습지로 복원된 묵정논 등 방문, 마을 보전 방법 그림지도로 완성
따따스튜디오 체험·영상 촬영도 "자연과 조화·마을 특징 살려야"

창녕옥야고(교장 하재경) 우포늪람사르습지도시기자단이 지난달 네 번째 활동에 나섰다. 세진마을을 둘러보고 어떻게 가꾸고 보전하면 좋겠는지 생각하여 그림지도로 나타내었다. 이 마을은 지금 람사르협약의 목적인 '습지의 현명한 보전과 이용'을 목표로 장재·주매 등 주변 마을과 더불어 람사르습지도시 선정을 위해 애쓰고 있다.

기자단은 먼저 뒷동산 너머 묵정논을 습지로 복원한다며 실제로는 수변공원처럼 만든 현장을 찾았다. 옆 제방에 오르면 우포늪의 막내 쪽지벌을 빠져나온 토평천이 낙동강을 향하여 흐른다. 토평천은 습지 모습이지만 복원 습지는 그렇지 않다. 잘못 복원하면 인공이 습지를 망친다는 것을 일러준다. 마을에 들어서면 여기저기 텃밭이 있다. 거기 참깨·고추·가지·호박·들깨 등이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반찬이나 양념으로 일상에서 만나지만 자라는 모습을 보기는 드물었기 때문이겠다. 담장과 축대를 보면 흙에는 작은 조개가 박혀 있고(습지니까) 석재는 단단한 화강암이 아니라 무른 퇴적암이다. 마을 주변에는 진흙이 쌓이면서 굳어진 그런 계열이 대부분이다. 마삭줄이 온통 휘감은 담장은 숨은 보석처럼 여겨졌다. 

뒷동산은 야트막하지만 마을과 들판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커다란 소나무에 그네를 달면 그럴듯하겠다. 골목에는 다양한 조형물과 우포늪을 담은 사진, 마을의 일상이 담긴 벽화 등이 있었다. 지금 농촌 마을은 텅텅 비어 가고 있지만 세진마을은 좀 다르다. 부러 찾아오는 이들도 있고 아예 들어와 정착한 이도 있다. 70년 된 기와집을 얻어 살고 있는 윤정일 씨가 그렇다. 그이는 페이스북에 '소벌(우포늪)에서 캐릭터와 오르골을 만들고 있는 문화콘텐츠 상인'으로 자기를 소개한다. 기자단은 윤 씨 집 마당에서 '내가 만들어보고 싶은 세진마을'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생각을 발표했다. 3~4명씩 네 팀으로 했는데 다들 잘했고 다들 즐거워했다. 남효정·문지원·박태진·김소은·노예지 다섯 친구의 소감문을 간추려 보았다.

참가자들이 세진마을 그림지도를 완성해 가고 있다.

남효정 : 제방에 올라갔더니 왼쪽은 자연 그대로였고 오른쪽은 인간의 손을 거쳐 바뀐 모습이었다. 인간이 꾸민 것보다 자연 그대로가 더 예뻤고 좋았다. 인간이 바꾸어 놓은 곳은 세진마을 말고 다른 습지에 가도 볼 수 있다. 자연 그대로 두는 것이 세진마을만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 많이 놀러와 사람들이 조금 더 경제적으로도 이익을 얻게 될지 고민하면서 세진마을을 둘러보고 매력을 찾았다. 쉬기 좋고 놀기 좋게 나무도 많고 바람도 부는 낮은 언덕이 있었다. 그네를 매고 벤치를 놓아 마음이 편안해지는 이곳에서 즐기게 하면 좋을 것 같았다. 담벽에 쇠 같은 걸로 꾸며놓은 것도 인상깊었다. 벽화마을을 만들면 사람들이 많이 구경하러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표를 들으면서 다른 조들도 좋은 생각을 많이 했고 왜 우리 조는 그런 생각을 못했는지 후회되기도 했다. 우리 조가 마을의 장점을 많이 못 살린 것 같아 아쉽지만 우리가 보지 못한 매력이 많을 것 같다. 우포에 대해 사람들이 모르는 곳이 많아 그런 곳들을 잘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이번에 한 번 더 했다.

박태진 : 플라스틱병으로 만든 바람개비와 멀리서 보면 나무인데 각각의 이파리들이 모두 하나의 화분으로 이루어진 조형물이 신기했다. 작은 것들이 모여 하나의 큰 개체를 이룬다는 것이 마치 생물 같이 느껴졌다. 생물도 마찬가지로 세포·기관 등이 모여야 한 개체를 온전히 이룬다. 문화상품권을 받아서 좋았고 다음에도 퀴즈를 많이 맞혀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따스튜디오'를 방문하였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에서 만들었고 윤정일 아저씨가 운영하고 계셨다. 새끼 따오기가 부리를 잃어버려 찾고 있다는 스토리가 마음에 들었고 굉장히 귀여웠다.

김소은 : 7월 15일 기자단 활동의 주제는 마을 만들기였다. 볼거리는 극히 드물었다. 플라스틱병으로 만든 바람개비와 담벽면을 화분으로 꾸민 것이 가장 띄었다. 바람개비는 재활용품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화분 담벽은 자연과 조화를 생각했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 마지막은 그림지도 그리기였는데 내가 인상 깊었던 점과 다른 조원들이 인상 깊었던 점을 이용하여 같이 함으로써 더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다.

창녕옥야고 기자단 참가자가 담장에 있는 쇠로 만든 조형물을 보면서 걷고 있다.

노예지 : 깊고 깨끗한 늪을 볼 때마다 이곳을 지키기 위해 기자단 활동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진마을에는 아기자기한 모형과 벽화가 곳곳에 가득하였다. 창녕에 오래 살았지만 이런 귀여운 마을이 있는 줄 몰랐다. 친구들과 사진 찍을 장소도 많고 볼거리도 넘쳐났다. 소박하고 고요한 마을에 친구 또는 가족과 함께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오르골카페에서 오르골을 듣고 따오기 인형도 보았다. 종이 오르골은 너무너무 신기하여 작동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고 말았다. 우리 팀은 기본 마을지도를 붙인 뒤 기억에 남는 장소를 그렸다. 숲으로 가득한 근처에 물고기가 있는 느낌을 준 곳 바로 옆에 있던 호수에서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가 떠올랐다. 그래서 소년과 소녀를 그려 작은 재미를 주었다. 갈수록 기자단 활동이 재미있어진다. 앞으로 어떤 활동, 어떤 경험이 기다리고 있는지 기대된다.

문지원 : 오늘 갔던 세진마을이 여태껏 활동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다. 마을 가꾸기 프로젝트를 하여 조별로 마을을 어떻게 가꾸면 사람들이 많이 모일까고민했다. 우리 조는 '따따'가 부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벽화로 그리고 중간중간에 재활용품 바람개비를 만들자고 했다. 다른 조들도 되게 잘했다. 다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활용하여 표현해서 되게 신기했다.

내 꿈이 조경가인 만큼 많은 관심을 가지고 했다. 어떤 공원을 설계하거나 마을을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한순간에 모든 일을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뜬금없는 조형물보다 마을의 특징과 문화적 요소를 더해야 해서 더 고뇌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나중에 성인이 돼 조경가가 된다면 내가 직접 설계한 작품으로 세진마을을 발전시켜보고 싶다.

참가자들이 세진마을 그림지도를 완성한 뒤 팀별로 발표를 하고 있다.

후원 : 창녕우포늪생태관광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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