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전 제품 환불 조치·적합 판정 땐 판매 허용
식약처 생산자 표시 확인 당부…일부 마트 판매 재개

"국내산 계란에서도 살충제가 검출됐다는 소식을 듣고 냉장고에 있는 계란 번호를 확인했더니 경기도 등에서 생산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찜찜한 마음에 환불받았다."

전국 4개 농장에서 추가로 살충제 성분 피프로닐 또는 농약 성분 비펜트린이 초과 검출되자 소비자 불안이 커지고 있다. 계란 생산자명이 주목을 받는 가운데 대형마트 3사는 환불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가 16일 전국 산란계(알 낳는 닭) 농가 살충제 전수조사에서 추가로 확인한 살충제 검출 농가는 충남 천안 시온농장, 강원 철원 지현농장, 경기 양주 신선2농장, 전남 나주 정화농장 등 4곳이다.

앞서 지난 15일까지 살충제 성분 초과 검출이 확인된 농가는 경기 남양주 마리농장과 경기 광주 우리농장 등 2곳이다.

충남 천안 시온농장에서는 비펜트린이 코덱스 기준치(㎏당 0.01㎎) 2배인 ㎏당 0.02㎎ 검출됐다. 강원 철원 지현농장에서 생산한 계란에서는 피프로닐이 코덱스 기준치(㎏당 0.02㎎) 3배에 가까운 ㎏당 0.056㎎ 나왔다.

경기 남양주 신선2농장에서 생산한 계란에서는 비펜트린이 ㎏당 0.07㎎이 검출됐고, 전남 나주 정화농장 계란에서는 기준치의 무려 21배에 달하는 비펜트린 0.21㎎이 검출됐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들 농가 생산자명을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계란 껍데기에는 생산지 시·도를 구분할 수 있는 숫자와 생산자를 구분하는 문자 또는 기호로 구성된 생산자명이 있다.

예를 들어 경기도에서 생산한 계란에는 '08'이 붙는다. 경기 남양주 마리농장 계란에는 '08마리', 경기 광주 우리농장은 '08LSH', 경기 양주 신선2농장은 '08신선2'가 찍혀 있다. 충남 천안 시온농장에서 생산한 계란에는 '11시온', 강원 철원 지현농장은 '09지현', 전남 나주 정화농장은 '13정화'라는 생산자명이 새겨져 있다. 경남에서 생산된 계란에는 '15'가 표기된다.

식약처는 "계란 껍데기에 표시된 정보를 확인하고 살충제가 검출된 농장에서 생산된 것으로 확인되면 먹지 말고 판매처에 반품하라"고 당부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는 생산자명과 관계 없이 영수증과 제품만 있으면 환불을 해주고 있다. 제품 일부를 사용했더라도 환불해주고 구입 시기도 제한이 없다.

이마트 창원점 관계자는 "최근 판매한 계란 생산지를 확인한 결과 문제가 되는 지역에서 생산한 계란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소비자들 걱정을 덜어주려는 조치이기 때문에 생산자명이 달라도 전부 환불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조치에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롯데마트 창원점에서 계란값을 환불받은 성모(31) 씨는 계란뿐 아니라 제과류도 걱정이라며 우려했다. 그는 "계란은 생산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해도 계란을 이용해 만든 제품은 확인할 방법이 없어 답답하다"면서 "계란이 안 들어간 음식이 거의 없으니 가려서 먹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날 협력사 80%가 적합 판정을 받은 이마트는 계란 판매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롯데마트 역시 조사를 진행 중이며 결과에 따라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브랜드(PB) 상품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온 홈플러스에서는 판매 재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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