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해수부 장관 창원 방문…안상수 시장 요청에 "지원책 고민"답변

"마산해양신도시는 중앙정부 재정 투입 근거가 부족하다. 그래서 어려운 점이 있다." (김영춘 해수부 장관)

"창원 시민에게 꼭 선물(마산해양신도시 국비 지원)로 주길 바란다." (안상수 창원시장)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 19일 창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마산해양신도시 국비 지원' 관련한 견해를 밝혔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지원책을 함께 고민하겠다' 정도로 요약된다.

김 장관은 이날 배를 타고 마산해양신도시를 직접 둘러본 후 "애초 옛 마산시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따라서 현재 창원시 책임하에 진행하는 것이라 중앙정부로서는 재정 투입 근거가 부족하다"고 전제했다. 다만 "현재 그 전제 조건이 무너진 경우이기에 다시 잘 따져보고 창원시와 충분히 협의해 시민에게 도움되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창원을 방문한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마산항 제2부두에서 행정선을 타고 가포신항·마산해양신도시 현장 등 마산만 일원을 돌아봤다. 김 장관이 마산아이포트 사무실에서 안상수 창원시장으로부터 해양신도시와 관련한 설명을 듣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김 장관은 가포신항에 대해서도 "애초 사업계획 때부터 원천적으로 잘못됐다. 세계적 규모 컨테이너 전용 항만인 부산신항이 인근에 있다"며 "그런데도 가포신항까지 컨테이너 전용으로 한 것은, 천재들이 계획을 세운 게 아닐까 싶을 정도"라며 혹평했다. 그러면서 "사업설계를 원천적으로 다시 해야 한다. 마산해수청·창원시·민간사업자가 협의해 다시 설계한다면 해수부에서도 충분히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잘 알려진 대로 마산해양신도시와 가포신항은 맞물린 관계다. 마산해양신도시는 인근 가포신항 조성 때 파낸 대규모 흙을 처리하기 위해 조성되는 매립 인공섬이다. 그런데 현재 가포신항은 정부의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해 있다. 이 때문에 창원시는 "정부가 마산해양신도시에 대해서도 책임져야 한다"며 최대 3000억 원 국비 지원을 요청 중이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이날 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브리핑까지 하며 마산해양신도시 국비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 안 시장은 "이곳에 아파트를 넣으면 시민들한테 맞아 죽는다"며 공공개발에 따른 국비 필요성을 에둘러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가 마산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다녔다. 가곡 가고파 속 '내 고향 남쪽 바다'가 바로 마산만이다. 그런데 (옛 마산시가) 이렇게 다 망쳐 버렸다"며 "(국비 지원) 선물을 꼭 해 주길 바란다. 그러면 창원 시민이 김 장관 이름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미소를 지으며 "상세 자료를 받아보고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대선 당시 마산 유세 때 마산해양신도시에 대해 "마산 난개발의 한 요인이자 마산만 수질 악화를 불러오는 등 사회·경제·환경적 문제를 안고 있다"며 "사업 진행 과정을 철저하게 평가해 정부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주무 부처 김 장관 방문에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별달리 진전된 견해는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김 장관은 이날 마산항을 둘러본 후 진해에서 어업 관계자와 점심 간담회를 했고, 진해내수면양식연구센터·부산신항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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