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호 민생현장 잇따라 방문…도정 실·국장 책임제
무상급식 확대·진주의료원 문제 해결에 원론적 답변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이 지난 17일 취임 이후 도정 현안 챙기기에 분주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행정부지사와 도지사 권한대행을 함께해야 하는 만큼 책임감도 무겁다. 전문 행정관료이지만 행정력과 정치력을 동시에 요구받기 때문이다.

◇도정은 실·국장 책임으로 = 한 권한대행은 취임 이튿날인 18일 첫 간부회의에서 실국장 책임제와 일하는 분위기를 강조했다.

그는 "업무는 실·국장 중심으로 하고, 권한대행은 국회와 중앙부처 협의, 국·도정 현안과제 점검 등 조정역할을 주로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부지사 권한을 실·국장 책임으로 맡기고, 권한대행으로서 역할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그러면서 "인사부서와 예산부서는 힘을 빼야 한다. 실·국을 지원하는 역할이 돼야 한다"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를 위해 새로운 인사시스템 구축을 지시했다. 근무성적평정과 전보·승진 등 인사와 관련해 실·국장들이 공개토론해서 결정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때로는 비공개 투표까지 마련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또 매주 월·수요일 간부회의는 토론이 필요한 과제를 선정, 협의해 결론 내릴 수 있는 정책조정회의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앞서 3·15민주묘지와 충혼탑을 찾아 참배했다. 참배록에 '3·15 의거 정신을 본받아, 도민을 위해 헌신하겠습니다', '조국을 지킨 그 마음을 이어받아, 도민을 위해 헌신하겠습니다'라고 각각 남겼다.

한경호(왼쪽 둘째) 도지사 권한대행이 19일 AI와 살충제 성분 검출 계란 등으로 비상근무 중인 경남도축산진흥연구소를 방문해 살충제 잔류 검사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경남도

◇현장 행보 강화 = 주말인 19·20일에는 잇달아 민생현장 방문에 나섰다. 19일 창녕함안보에서 가뭄 상황과 낙동강 녹조 현황을 점검한 데 이어 최근 AI와 살충제 검출 계란 파동으로 어려움을 겪는 창녕지역 한 산란계 농장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안전한 계란 소비를 촉진하는 차원에서 을지훈련이 시작되는 21일 도청 구내식당에서 계란 시식을 하라고 지시했다.

20일에는 남해 고수온 피해 현장과 고성군 마동호 농촌용수개발사업 현장, 당항포 관광지 등을 방문했다. 한 권한대행은 고수온과 가뭄 피해를 줄이는 방안 마련과 관련 사업비 확보를 위해 중앙부처와 긴밀히 협조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산적한 과제…적폐 청산은? = 도지사 권한대행으로서 풀어야 할 과제도 쌓여 있다. '홍준표 도정' 당시 독선·불통 행정으로 각종 지역갈등을 불러일으켜 시민단체로부터 이른바 '적폐'로 규정된 문제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상급식 지원 확대 등 교육현안과 진주의료원 폐쇄에 따른 서부경남 공공의료기관 설립 문제 등에 대한 권한대행의 해결 의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에 대해 한 권한대행은 "교육현안은 도의회에서 운영하는 TF에서 협치 정신으로 계속 협의할 것이고, 공공의료기관 설립은 '의료취약지 거점종합병원 확충'이 국정과제에 선정된 만큼 의료취약지인 서부경남지역이 최우선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홍 전 지사 측근 세력으로 분류되는 현직 도 산하기관장 교체 요구에 대해서는 "실태 파악 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소통' 강화에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지역 갈등을 해소하고자 시민사회단체와 언론, 분야별 단체·조직과 소통을 강화하면서 도정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각종 위원회나 회의체 등에 다양한 전문가나 각계 대표들의 참여를 유도해 도민 중심의 도정이 되도록 행정환경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의회와 관계에 대해서도 "도정 주요 사항은 수시로 만나 소통하고, 과도기 경남도정이 직면한 난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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