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15광복절 기념사에서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사라져야 한다. 국가에 헌신하면 3대까지 대접받는다는 인식을 심겠다"고 밝혔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잊지 않겠다는 말이다.

최근 광복 72주년 기획 '정의를 위한 책임' 을 준비하면서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자, 사할린 동포를 만났다. 많은 가난한 백성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꾐, 지역별 인원 수 할당 등으로 강제로 징용살이를 당했다. 광복 72년이 지났지만 피해자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은 아직 생생한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하시마 '군함도'에서 강제 노역을 당한 이들의 고통은 최근 영화·소설로도 만들어지면서 대중에게 알려졌다. 경남 고성군에 사는 '군함도' 생존자 김삼수 옹을 직접 만나 징용 생활을 묻고, 듣는 것 자체도 송구했다. '지옥살이'를 견뎌내고 가까스로 탈출한 그에게 나가사키에서 원폭 피해까지 더해졌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아연실색했다. 담담하게 말하는 그였지만, 고통을 들춰내는 것이 미안했다. 김해에서 만난 영주 귀국 사할린동포의 말도 가슴 아팠다. '이웃들이 우리가 왜 여기 사는지 모른다'는 말에 착잡했다. 강제로 사할린까지 끌려가 노역을 한 것도 서러운데, 끝내 돌아오지 못한 채 고향 땅을 밟지 못하고 숨졌을 이들은 얼마나 많은 한이 맺혔을 것인가. 부모 세대가 못 이룬 꿈을 자식 세대가 이루고자 왔지만, 그저 지원금을 받는 이웃으로 치부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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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 노동자상 건립 등을 통해 이들을 잊지 않고자 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구절이 그저 말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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