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경기 4-2 승 웃었지만
세리머니에 뿔난 부천 팬
2시간 농성 끝 늦은 귀가

K리그 챌린지 경남FC와 부천FC 경기에서 경남이 4-2 승리를 거두면서 쾌조의 5연승을 내달렸다.

경남은 19일 오후 경기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부천FC와 난타전 끝에 4-2 역전승을 거뒀다.

특히 8경기 연속 무득점으로 득점 1위 자리를 라울(안산)에게 내줬던 말컹이 이날 멀티골을 만들어내면서 2골 차로 밀어제치고 다시 선두로 나섰다.

하지만 부천 서포터스는 경남 선수가 적절치 못한 세리머니로 도발했다며 경기가 끝난 뒤 경남 선수단 버스 앞에 드러눕는 바람에 2시간 30분 가까이 선수단이 라커룸에 갇혀 있었다.

후반 31분 부천 페널티킥 상황에서 닐손이 찬 공을 경남 골키퍼 이준희가 잘 막아냈다. 방어에 성공한 뒤 이준희가 이른바 '호우 세리머니'라고 하는, 펄쩍 뛰어오른 뒤 몸을 180도 돌려 착지하며 함성을 지르는 세리머니를 벌였다. 골대 뒤쪽에는 부천 서포터스가 응원하고 있었다.

2-2로 팽팽히 맞서던 상황에서 이 페널티킥이 골로 연결됐더라면 부천이 다시 경기 흐름을 가져갈 수 있는 순간이었다. 더구나 페널티킥 이후 코너킥 공방 중 전원 공격에 가담한 부천 진영으로 배기종이 파고들면서 추가골을 만들어내면서 사실상 경남이 승리를 결정짓게 됐다.

19일 경기도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27분 말컹이 동점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경남FC

부천 서포터스는 이준희의 세리머니가 자신들을 도발한 것이라며 경기가 끝난 뒤 경남 선수단 버스 앞에 드러누워 농성을 시작했다.

경남 측에서는 선수 보호를 위해 서포터스 전체 앞에는 나설 수 없다며 대표단과 만나 사과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부천 서포터스 측에서는 전체 회원 앞에서 사과할 것을 요구하면서 대치가 길어졌다.

9시께 시작된 이 같은 대치는 경찰과 소방대가 출동하고도 지속돼 11시 20분께야 경찰이 길을 터주면서 경남 선수단이 숙소로 출발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농성이 이어지는 중에 부천 프런트에 전화를 했지만 "상황 파악이 안돼 답변할 말이 없다. 상황이 파악되는대로 연락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이후로는 연락이 되지 않았다.

한편 이날 경기로 5연승을 달린 경남은 17승 6무 2패(승점 57)로 선두를 질주했다. 부천(승점 34)은 4위에서 한 계단 떨어졌다.

경남은 전반 18분 부천 문기한에 먼저 한 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그러나 후반 18분 김근환이 동점 골을 터뜨렸다. 4분 뒤 부천 바그닝요에 다시 한 골을 허용한 경남은 후반 27분 골대 앞 혼전 상황에서 말컹이 골로 연결하며 경기 균형을 이뤘다.

경남은 후반 31분 페널티킥을 이준희 골키퍼가 막아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이어진 코너킥 혼전 중 재빨리 역습에 나선 경남은 배기종이 상대 왼쪽 페널티박스를 치고 들어간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 말컹이 다시 쐐기골을 터뜨리며 멀티골을 달성했다.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2위 부산 아이파크가 안산 그리너스를 3-0으로 완파하고 선두 경남과 격차를 유지했다. 부산은 13승 7무 5패(승점 46)로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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