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적 선율에 올린 사랑가 '얼쑤~ 좋다'
실내악축제 창원의집 공연
두 번째 달·고영열 하모니
객석과 무대 더 가까워져

"얼씨구!"

고택 창원의 집 다목적 전각 앞마당에 무대가 차려졌다.

유럽 민속 악기와 판소리가 한데 어우러지자 관객 입에서 저절로 추임새가 터졌다.

지난 20일 오후 7시 30분 창원의 집에서 열린 '창원 고택음악회 by 두 번째 달 with 고영열' 공연에서 눈길을 끈 한 장면.

2017 창원국제실내악축제 두 번째 주제인 '설렘' 공연 하나로 마련한 무대.

고택이라는 공간이 실내악 공연장으로 꾸며진다는 소식에 많은 관심이 쏠린 터였다.

더욱이 다양한 유럽 민속 악기 반주에 판소리가 더해지는 이색적 구성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창원문화재단에서 준비한 좌석 200개는 공연 30분 전에 가득 찼다.

지난 20일 오후 7시 30분 창원의 집에서 열린 '창원 고택음악회 by 두 번째 달 with 고영열' 공연 모습. /창원문화재단

자리를 잡지 못한 관객은 무대 옆 정자 '퇴은정'에 자리를 잡거나, 마당에 돗자리를 깔았다.

담장 너머에서 공연을 엿보는 이까지 더해 400여 명이 공연을 즐겼다.

베일을 벗은 공연은 아기자기했다.

에스닉 퓨전 밴드 두 번째 달이 연주한 만돌린·아이리시 휘슬·아코디언 등의 생소한 악기 음색은 한국의 고택과 곧잘 어울렸다.

소리꾼 고영열은 긴장이라도 한 듯 처음 운을 뗄 때는 불안했으나 이내 소리꾼 특유의 구성진 쉰 목소리를 멋지게 뽐냈다.

공연은 판소리 '춘향가' 열한 가지 대목으로 꾸며졌다. 고택 공연 곡목으로는 꼭 맞는 선택이었다.

'적성가'로 막을 올린 공연은 '만첩청산' '사랑가' '이별가' '신연맞어' '군로사령' '돈타령' '쑥대머리' '농부가' '어사상봉' '어사출두'로 가득 채워졌다.

특히 '사랑가'와 '이별가' 대목에서는 풍성한 구성이 돋보였다.

이국적 선율이 더해지자 애틋한 사랑의 감정이 더욱 풍부해졌다. 소리꾼의 감정 폭발은 더욱 극적으로 치달았다.

'군로사령'에서 터진 드러머 백선열의 비트는, 현란한 판소리 북재비(고수)의 손맛을 보는 듯했다.

지난 20일 오후 7시 30분 창원의 집에서 열린 '창원 고택음악회 by 두 번째 달 with 고영열' 공연 모습. /창원문화재단

공연의 백미는 '관객과의 소통'이었다. 창원의 집이라는 열린 공간. 무대와 객석이 가까워 음악가와 관객은 대화를 나누듯 공연을 함께 즐겼다.

고영열의 소리 사이에 자연스럽게 "얼쑤" "얼씨구" "좋다" 등 관객의 추임새가 더해졌다.

공연 중간 고영열이 추임새 넣는 법을 설명하자 관객의 추임새는 더욱 커졌다.

관객과 음악가 모두 즐겼던 공연. 판소리와 유럽 민속 악기의 만남은 남녀노소 모두가 반겼다.

특히 창원의 집이라는 공간의 변신이 무엇보다 빛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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