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대산미술관 19주년]
섬유미술 창구역할 발돋움 발자취 회고 '소장품 전시'

1999년 1월 창원의 한 농촌마을에 미술관이 들어섰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여파가 가시지 않은 때였다. 기존 화랑과 갤러리가 경기침체로 맥을 못 출 때 대산면의 라면수프 공장이 문화예술의 싹을 틔우는 공간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대산미술관'의 시작이다.

대산미술관이 내년 개관 20주년을 앞두고 '창원 대산미술관 19년의 발자취'를 정리하고 지난 시간을 회고하는 소장품 전시를 열고 있다.

김철수 관장은 "시멘트 바닥이었던 라면수프 공장은 잔디와 나무로 둘러싸인 미술관이 되었다. 한 해 두 해 전시 횟수가 늘어나고 어느새 19년의 세월이 흘렀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대산미술관 야외조각공원 모습.

대산미술관은 지금까지 기획전시 115회를 선보였다. 초대전과 더불어 2600여 명 작가가 참여했다.

지난 2015년에는 창원국제환경미술제를 열어 베니스 비엔날레 참여작가 17명을 초대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섬유미술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개관 이래 섬유조형전을 총 20회 개최해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박민경 작 'The ridge of a wave'

특히 2010년부터 낙동강 다원예술제를 기획해 섬유미술을 현대 미술의 한 축으로 전개해왔다. 섬유미술 분야의 원로, 중진, 청년작가들을 지역에 소개하는 유일한 창구기능을 해오고 있다.

이번 소장전에서도 섬유미술 작가 16명의 작품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 섬유미술을 전공한 김철수 관장의 대표작품 다산시리즈와 대한민국공예대전 대상을 받은 구자홍 작가 작품이 소개됐다. 회화 작품에서 마주하기 어려웠던 또 다른 미적 안목을 느낄 수 있다.

양상훈 작 '우주-믿음,소망,사랑'

이 외에도 염색공예, 서양화, 한국화, 판화, 서예, 조각에 이르기까지 작품 405점을 보유한 대산미술관은 연구 가치가 있는 작품을 선별해 이번 전시를 꾸몄다. 미술관과 인연을 맺은 작가와 기증자의 작품이 미술관 정체성을 만드는 중요한 가치라는 의미를 담았다.

대산미술관 야외조각공원에서도 옷 입은 나무 등을 만날 수 있다.

김 관장은 "도시에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약점은 오히려 강점이다. 소외지역의 문화지킴이가 됐고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미술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내년이 20주년이다. 가슴이 뜨거워진다"고 했다.

전시는 10월 13일까지. 문의 055-291-5237.

김철수 작 '다산시리즈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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