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여행 끝자락에 울려퍼진 '고향의 봄'
런던 12 현악 앙상블 무대
'창원의 찬가'도 세계 초연
실내악축제 대장정 마무리

'음악여행' 종착역에 '고향의 봄' 선율이 울려 퍼졌다.

지난 26일 오후 8시 창원 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2017 창원국제실내악축제 마지막 공연이 열렸다.

런던 12 ensemble이 준비한 무대.

이날 공연은 창원문화재단 위촉으로 작곡가 스티븐 몬태규가 쓴 곡 '창원의 찬가' 세계 초연으로 일찍이 관심이 쏠렸다.

영국 음악을 선도하는 대표 현악 앙상블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자유로움이 돋보였다.

더불어, 힘을 주고 빼는 모든 동작은 군무처럼 한 호흡으로 이뤄졌다.

첫 곡인 윌리엄스 '토머스 탤리스의 주제에 의한 환상곡' 연주는 나직한 울림과 정교한 호흡으로 앙상블의 묘미를 선사했다.

신비한 곡의 분위기는 이들 손끝에서 빛을 발했다.

지난 26일 오후 8시 창원 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2017 창원국제실내악축제 폐막 공연이 열렸다. 이날 연주를 맡은 런던 12 ensemble 모습. /창원문화재단

두 번째 곡인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트럼펫과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은 피아니스트 성예나와 트럼페티스트 김판주가 함께 했다.

재즈풍의 도입부가 관객의 귀를 사로잡았고, 이어지는 피아노의 공격 신호에 12개의 현악기가 협공을 시작하는 장관이 펼쳐졌다.

현악기를 켜는 연주자들의 활이 힘있게 하늘을 찌르고, 뒤이어 트럼펫의 묵직함이 더해지자 웅장함은 극에 달했다.

마지막 4악장에서는 현악기의 연주가 속사포처럼 반복됐다. 12 ensemble의 내공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공연 중간 휴식시간을 마치고, 무대 가운데 놓인 피아노에 조명이 집중됐다.

피아노 주변을 둘러싼 12 ensemble이 연주를 시작하자, 철의 도시가 번영하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다.

세계 초연 곡 '창원의 찬가'가 베일을 벗는 순간이었다.

런던 12 ensemble과 관객이 공연이 끝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창원문화재단

현악기가 공기를 한껏 데웠다. 이윽고 맨발의 성예나가 무대로 모습을 드러냈다.

피아노 앞에 선 성예나는 손으로 피아노 건반과 현을 잇달아 퉁기고 두들겼다.

시뻘겋게 달아오른 철을 두드리듯 연주를 이어가던 음악가들이 귀에 익은 선율을 그리기 시작했다.

'고향의 봄'이었다. 현대적 연주 기법과 신비로운 음향, 익숙한 가락이 한데 어우러지며 창원의 이미지를 구체화했다.

'고향의 봄' 선율은 연주 후반부에서 줄곧 반복됐다.

철, 산업, 그리고 '고향의 봄'이라는 키워드로 창원이라는 도시를 그린 곡 연주가 끝나자 큰 박수가 이어졌다. 대중성에 무게가 실린 곡이면서, 동시에 '고향의 봄' 선율을 기억하는 이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곡이었다.

축제는 바르톡 '현을 위한 디베르티멘토' 연주를 끝으로 11일간의 대장정을 무사히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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