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피해자 모임…30여 개 업체 대표 참가
투자·단가 인하요구 사례 공유…공동소송 계획

전국 30여 개 중소기업 대표들이 '대기업 피해자 모임'을 결성했다. 'LG전자 청부소송' 피해 업체 사장인 강현우(48) 씨도 참여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29일 강현우 씨에 따르면, 대기업 협력업체 사장 30여 명이 '대기업 피해자 모임'을 만드는데 뜻을 함께하고 있다. 경남 도내에서는 강 씨를 비롯해 두 업체 사장이 참여하고 있다.

우선 16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해 '미래연합'이라는 법인을 만들었다. 앞으로 각종 기자회견·집회 등과 같은 대외 활동을 원활히 하기 위한 성격을 담고 있다.

이들은 ㄱ전자, ㄴ자동차, ㄷ통신 등과 거래하면서 이른바 '갑질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피해 유형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해당 기업 직원들이 협력업체에 물량을 주겠다며 투자를 요구한다. 그리고 이후에는 단가 인하를 요구하다가, 더 낮은 단가를 받아들이는 업체로 이동하는 식"이라고 "대부분 계약서 없이 해당 기업 직원들 말 농간에 넘어갔다는 특징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앞으로 청와대·국회·공정위 쪽에 자신들 피해 사례,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출하고,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계획이다. 아직 나서지 못하고 속앓이만 하는 협력업체 참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5개 업체 사장이 제각각 민·형사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데, '대기업 피해' 공통분모에 대해 공동소송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강 씨는 이 모임에서 간사 역할을 맡아 각종 실무를 진행하고 있다. 강 씨는 "전국 여러 업체가 모이다 보니, 두서가 없거나, 팩트가 약한 사례들도 있다. 이러한 부분은 최대한 걸러내는 등 나름 필터링 작업을 거쳐 모임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중소기업이 대기업 갑질 앞에 적극적으로 맞선다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는 2년여 준비 끝에 모임을 만들었다. 이러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정부·정치권에 관련 자료들을 제출하고, 언론광고를 통해 피해 사례를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 씨는 LG전자 협력업체를 운영하다 지난 2008년부터 LG전자와의 갈등 속에서 법적 다툼을 이어오고 있다.

법원은 지난 2016년 2월 "LG전자 ㄱ 전 부장이 배임액 일부를 강 씨 고소·소송 비용으로 사용한 정황이 엿보인다"며 이른바 'LG전자의 청부 고소·고발'을 인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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