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가 출신'문성현 위원장 한국노총·중기 방문

민주노총 간부 출신의 첫 노사정위원장. 문성현 위원장은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를 위한 행보를 발 빠르게 이어가고 있다.

문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준 위촉장을 받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싸움을 많이 해본 사람이 싸움을 말릴 줄도 알고 싸움을 피하는 방법도 안다", "노동 현안을 해결하려고 작심하고 왔다."

문 위원장은 지난 1989년 경남노동자협의회 의장으로 활동할 때, 제3자 개입금지 위반 혐의로 구속되자 당시 인권변호사였던 문 대통령이 변호를 맡으면서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많은 노동 의제, 경제·사회적 의제를 사회적 합의로 풀어가야 한다는 대통령의 판단과 문 위원장의 생각이 일치하면서 노사정위원장으로 발탁됐다.

함양 출신으로 진주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통일중공업(현 S&T중공업) 노조위원장, 민주노총 전국금속연맹 위원장, 민주노동당 대표 등을 거쳤다.

노사정위원장 발탁 전에는 지난 2012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후 거창에서 호두, 곶감 농사 등을 지으며 지냈다. 2012년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일자리혁신위원으로, 지난 5월 대선에서는 선대위 노동위원회 상임공동위원장을 맡아서 일했다.

노사정위원장으로 위촉되자마자 보인 행보는 노사정위원회 대화의 틀 복원을 위한 시동이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을 가장 먼저 만났다.

문 위원장은 "노사정위원장으로 위촉된 후 가장 먼저 한국노총을 찾았다. 처음에 노조 활동을 할 때 한국노총에서 시작했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노사정 대화의 틀을 이어온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서 새롭게 개편될 사회적 대화기구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에 대해서는 "아직 찾지 않았다. 저로서도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1998년 노사정위가 시작하자마자 1년 만에 민주노총은 노사정위를 탈퇴해 18년간 참여하지 않고 있다. 당시 탈퇴의 중심에 문 위원장이 있었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박근혜 정부가 노사정 대타협안을 깨면서 탈퇴를 선언해 1년 7개월간 참여하지 않고 있다.

그는 거듭 기존 노사정위의 틀이 아니라 '새로운 판'으로 사회적 대화기구를 마련해서 여기에서 노사정이 논의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고향에서 노사정위원장으로 돌아와서 축하 인사를 많이 받았지만, 나중에 직을 마친 후에 후배들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각오를 비쳤다.

문 위원장은 "1982년부터 창원에서 노동운동을 했다. 87년 대투쟁, 전노협 등을 거쳐서 노사정위원장이 됐다. 축하 받을 일이라기보다는 나중에 잘해서 후배들에게 '고생하셨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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