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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인창원 출연진 인터뷰] (1) 포크가수 최준혁

통기타 하나 둘러메고 일상서 영감 얻은 곡
창원·진주 등서 선봬
묵직한 음성과 멜로디, 듣는 이들에게 위로로
"내 이야기를 할 뿐…솔직한 음악 하고파"

2017년 09월 11일(월)
유희진 인턴기자 jin@idomin.com

행운을 부르는 '황금돼지섬'으로 알려진 창원시 마산합포구 돝섬 잔디광장에서 오는 2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경남도민일보와 함께하는 '뮤직 인 창원 2017' 무대가 펼쳐집니다. 실력 있는 인디 뮤지션의 공연 퍼레이드에 앞서 출연진을 소개하는 '뮤직 인 창원 출연진 릴레이 인터뷰' 코너입니다. 청명한 가을 멋진 인디 뮤지션의 공연과 함께 돝섬에서 멋진 추억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포크가수 최준혁(23)은 몇 해 전 지역 사회에 등장하자마자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삶에 대한 진지한 태도, 어릴 적 엄마를 잃은 남다른 슬픔을 견디며 형성된 애잔한 감성, 잔잔하고 묵직한 음성과 그에 걸맞은 멜로디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듣는 이들을 위로하기 충분했다.

그는 통기타 하나로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다. 아직 20대 초반이지만 20살부터 창원, 진주, 통영으로 다니며 어느 정도 인지도를 얻었다.

그의 노래는 자극적인 사랑노래 중심인 대중음악과는 다르다. 반대로 그는 우리 가까이에 있으면서 사라져가는 것들에 집중한다. 잔잔한 기타 반주에 어울리는 그의 가사는 항상 바쁘게 달려가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포크가수 최준혁이 지난 6월 진주 카페 부에나비스타에서 공연하는 모습. /독자 유재한

"살다 보면 부당함이나 불평등 때문에 열등감을 느낄 때가 잦아요. 그럴 때마다 내가 원하는 것들에 대해 써내려 가죠. 굳이 사회 참여적인 노래를 만들지는 않아요. 하지만,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시대적 문제들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가사가 그렇게 보일 수는 있어요."

최준혁은 지난해 7월 첫 앨범 <시선>을 발표했다. 이후 한동안 공연 없이 아르바이트만 하며 노래를 계속 만들었다. 어느샌가 10곡의 새 노래가 쌓였다. 그냥 두기에는 아깝다 생각한 그는 최근 다시 공연을 시작했다. 첫 단독 투어였던 부산을 시작으로 통영, 진주에서 공연을 이어나갔다. 그 속에서 예전보다 발전한 자신의 모습을 보기도 했다.

"진주에 있는 카페 부에나비스타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요. 우연히 그날 제가 '모든 슬픔 끝나는 날'을 부르는 영상을 다시 보고는 무척 놀랐어요. 사실 제 개인사를 담은 그 곡을 대중에 보여주는 것은 여러 가지로 용기가 필요했어요. 곡 전개도 평소에 하지 않았던 방식이었고, 가사도 시처럼 간결하죠. 또 하모니카를 부는 것도 첫 도전이었고요. 하지만, 그 곡을 통해 노력하면 충분히 더 좋은 곡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모든 슬픔 끝나는 날은 / 엄마 다시 만나는 날 /엄마 부르며 품에 안겨 엉엉 우는 그날 /그동안 서러웠던 마음 버리고 /슬픈 새가 되어 훨훨 떠나는 날

- '모든 슬픔 끝나는 날' 최준혁 작사·곡 중

최준혁이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서후 기자

최준혁이 처음 통기타를 잡은 건 초등학교 5학년 때다. 고모를 따라갔던 교회에서 우연히 기타를 잡게 된 게 시작이었다. 중학생이 된 후에도 친구들이 피시방을 갈 때 그는 노래를 짓고 기타를 쳤다. 그에게는 그 어떤 게임보다 재밌는 일이었다. 그렇게 자연스레 포크 가수의 길을 걷게 됐다.

싱어송라이터지만 최준혁은 악보를 읽지 못한다. 정식으로 음악을 배운 적이 없어서다. 멜로디가 떠오르면 한 음 한 음 코드를 짚으며 작곡한다. 작사 또한 일상적인 것에서 영감을 얻어 써내려 간다. 그는 그저 운이 좋아서 사람들 앞에서 노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도 곳곳에서 그를 부르는 공연장이 있다는 것은 그의 음악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저번에 어떤 공연에서 40세가 넘으신 분이 제 노래를 듣고 같은 감정을 공유할 수 있어 좋았다고 하셨어요. '내게 20억의 돈이 있다면'이라는 노래였어요. 20억이 생기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하며 만든 건데요. 어쩌면 저랑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이렇게 공감하는 모습을 보며 깨달은 게 있어요. 어떤 음악이든 메시지가 있다는 게 중요하다는 거예요. 그 메시지가 마음을 위로하기도 하고 공감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억지로 공감을 짜내지는 않아요. 나보다 훨씬 많은 경험을 하신 분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은 연기이고 가짜예요. 저는 제 이야기를 할 뿐이죠. 그걸 공감해주면 또 거기서 에너지를 받아 노래하는 거죠."

내게 20억의 돈이 있다면 /사랑하는 울 할머니 할아버지 용돈 조금 드리고/ 동네잔치를 열거야

내게 20억의 돈이 있다면/ 옆집 할머니 비 새는 처마를 새 걸로 얹어드리고/ 밥 한 끼 얻어먹지

내게 20억의 돈이 있다면/ 내게 20억의 돈이 있다면/ 소주를 한잔 사먹고 그만 울어 버릴지도.

- '내게 20억의 돈이 있다면' 최준혁 작사·곡 중

최준혁의 EP 〈시선〉 커버.

그는 음악으로만 먹고살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음악적으로 바라는 꿈은 있다. 솔직한 음악가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한때는 멋있는 음악가가 되고 싶기도 했죠. 기타 잡는 자세와 표정을 멋있는 척하고 공연을 한 적도 있어요. 하지만, 그런 공연은 저 자신도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그 뒤로 겉멋에 신경 쓰지 않으니까 솔직한 노래가 쓰였고 공연도 자연스러워졌어요. 앞으로도 멋은 없더라도 솔직한 음악을 할거예요."

최준혁은 창원시 진해구 토박이다. 이곳에서 태어났고 아직 살고 있다. 물론 진해가 지긋지긋할 때도 있다. 하지만, 책임져야 할 가족, 편안한 친구들이 있는 이곳을 떠날 수는 없다. 다른 지역으로 공연하러 다녀봐도 진해만큼 편안하고 안정감을 주는 곳도 없었다.

'뮤직 인 창원'이 열리는 돝섬과 관련한 추억을 묻자, 그는 어릴 때 가족 나들이를 갔었다고 했다.

"선명하진 않지만 돝섬에 동물원이 있었던 거 같아요. 크면서 동물들이 모두 다른 곳으로 보내졌고 동물원이 사라졌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은 있어요. 제 노래 중에도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노래가 있어요. '우리 동네'라는 곡인데, 어릴 때 나를 돌봐주신 분들이 동네를 떠나고, 높은 건물들이 세워지며 동네가 바뀐다는 노래예요. 이 노래를 돝섬에서 부르면 또 다른 의미가 있을 거 같아요."

※포크가수 최준혁의 공연은 오는 23일 돝섬에서 열리는 '뮤직 인 창원 2017'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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