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식 의장 정책간담회서 "반쪽 소통·신뢰 붕괴 우려"-한경호 "정례간담회 약속"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이 절대다수를 점하는 경남도의회가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에게 강한 견제구를 날렸다. 11일 도의회 상황실에서 열린 의장단과 도 간부공무원들의 정책간담회 자리에서다.

박동식 도의회 의장은 간담회에 앞서 한 모두 발언에서 "권한대행 취임 이후 참여도정 구현을 위해 도민과 대화로 의견을 수렴하고, 도의회를 우선으로 도정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지난 24일 동안 보인 한 대행의 행보를 높이 평가했다.

박 의장은 그러나 "(도민 의견 수렴을 위한) 광폭 행보에 비해 도의회에는 취임 인사 외에 어떠한 공식적인 소통 자리도 없었다"면서 "도의회와 소통은 말뿐인 게 아닌가 하는 의원들의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회는 지역 민심을 대표하는 도의원 55명으로 구성된 민주적 협의체이자 도정 수행의 큰 수레바퀴의 한 축인 점을 명심하라"고 주문했다.

경남도의회 의장단·경상남도 정책 간담회가 11일 도의회에서 열렸다. 이날 한경호(맨 왼쪽) 도지사 권한대행과 박동식 도의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박 의장은 이어 "소통과 협치가 중요한 건 사실이나 급하게 하면 의견을 수렴하지 못한 반대 집단의 아우성으로 반쪽 소통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우리 10대 도의회는 서민복지 등을 위한 재정의 효율적 투자를 위해 그동안 집행부와 머리를 맞대고 협치의 길을 걸어왔는데, 신뢰가 붕괴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박 의장은 이를 바탕으로 "도민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이고 현장에서 답을 찾는 '문견이정'의 자세로 한 권한대행이 업무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하면서 "오늘을 계기로 도정이 흔들림 없이 운영되도록 서로 머리를 맞대 같이 고민하고 협력해서 도민이 행복한 경남이 되도록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한경호 권한대행은 도의회를 우선한 도정 운영을 의장단에 재차 약속했다. 한 대행은 "(박 의장의)귀한 말씀 깊이 새기겠다"며 "조금 더 일찍 이 같은 자리를 마련해야 했으나 늦은 점 죄송하다"고 몸을 낮췄다. 이어 "진솔한 도민 목소리를 듣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일부에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 문제가 있다면 중심을 잡고 보완에 나서 도민 뜻을 도정에 잘 반영해 열심히 일하는 도정, 신뢰와 사랑을 받는 도정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한 대행은 특히 "의회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음으로 도정 현안을 의회와 가장 먼저 상의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면서 "앞으로 매월 회기가 열리기 전 정례간담회를 열어 도정을 충분히 협의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거듭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도와 도의회는 항공·나노·해양플랜트 등 3개 국가산단 조성, 남부내륙철도 조기 착공, 항공정비(MRO) 사업 유치,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등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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