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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인창원 출연진 인터뷰] (2) 수요일밴드

초등학교 교사 박대현·이가현 다양한 장르 '학교 이야기'노래
가감 없는 묘사에 학생 등 호응 "오래도록 일상생활 노래하고파"

2017년 09월 12일(화)
유희진 인턴기자 jin@idomin.com

행운을 부르는 '황금돼지섬'으로 알려진 창원시 마산합포구 돝섬 잔디광장에서 오는 2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경남도민일보와 함께하는 '뮤직 인 창원 2017' 무대가 펼쳐집니다. 실력 있는 인디 뮤지션의 공연 퍼레이드에 앞서 출연진을 소개하는 '뮤직 인 창원 출연진 릴레이 인터뷰' 코너입니다. 청명한 가을 멋진 인디 뮤지션의 공연과 함께 돝섬에서 멋진 추억을 만드시길 바랍니다.

무더위가 한창이던 2014년 8월 16일, 이날 '에어컨 좀'이란 노래가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에어컨 좀 틀어 주세요 /너무 더워요 냄새 쩔어요/ 중앙제어 풀어주세요/ 부장님 실장님 교장 선생님

-'에어컨 좀' 수요일밴드

이 노래는 학교 현장을 적나라하게 잘 묘사한 탓에 조금은 '곤란한' 유명세를 치렀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박대현(36), 이가현(30) 두 명으로 구성된 '수요일밴드'는 이렇게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소재로 노래를 만들고 부른다.

밴드 이름은 월요일에서 금요일 사이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음악을 하자는 의미로 지었다. 실제 초등학교 교사들이 수요일 오후가 조금 여유 있기도 하다.

수요일밴드의 박대현(사진 왼쪽)·이가현 씨가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서후 기자 who@

박대현 씨는 작곡, 작사, 녹음, 프로듀싱을 하고 기타를 친다. 이가현 씨는 메인 보컬과 건반을 맡고 있다. 하지만 솔직히 뚜렷이 정해진 역할은 없다. 한 명이 메인이면 또 다른 한 명은 서브가 돼 노래하면 되기 때문이다. 함안 호암초교 음악실에서 수요일밴드를 만났다.

먼저 두 사람이 만나게 된 이야기부터 시작하자. 2013년 당시 가현 씨가 근무하던 함안 칠서초교에 대현 씨가 전근을 왔다. 두 사람을 포함해 젊은 선생님 몇이 같이 저녁을 먹기로 하고 차를 타고 이동 중이었다.

"어색한 분위기를 풀려고 했는지, 박대현 선생님이 저한테 취미가 뭐냐고 물어봤어요.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한다고 했죠. 그랬더니 자기가 밴드를 하려고 했는데 잘됐다며 가수를 시켜주겠다고 했어요. 이 사람 이상한 사람이네, 라고 생각했죠. 그렇게 제 노래도 안 듣고 결정해버리더라고요.(이가현) 그때는 어떤 노래든지 가현 선생님에 맞춰서 만들 자신이 있었거든요.(박대현)"

'에어컨 좀' 뮤직비디오.

그렇게 4명이 모여 시작한 교사 밴드는 우여곡절 끝에 박대현, 이가현 두 명으로 정착해 지금까지 왔다. 그동안 활발하게 활동한 덕분에 앨범도 여럿 내고 공연도 많이 했다. 특히, 교사 사회에서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밴드가 됐다.

대현 씨는 군 복무 시절 처음 통기타를 잡았다.

"기타는 동영상과 글로 배웠죠. 기타를 치면서도 작곡은 배우기는커녕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어요. 하지만 전역 후에 교사 일을 하다가 우연히 머릿속에 멜로디와 가사가 떠올랐어요. 그대로 기타 반주를 넣어봤더니 노래 같은 느낌이 들었죠. 아, 이렇게 노래를 만드는구나, 하고 깨달았지요."

작곡에 재미를 붙인 그는 계속 노래를 만들었지만 불러줄 사람이 없었다. 주위에 노래를 잘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무대에 서고 싶다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가현 씨를 만나게 됐다.

"지금 생각하면 좀 아찔해요. 노래도 들어보지도 않고 밴드 제안을 했으니까. 하지만 그때는 어떻게든 노래를 계속 만들고 싶었어요."

그리고 2013년 4월 1일 만우절, 거짓말처럼 첫 연습을 하고 수요일밴드가 만들어졌다.

진주교대에 다니며 음악 수업을 들은 이외에 전문적으로 작곡이나 연주를 배워본 적 없는 두 사람이 만드는 노래는 악보를 통하지 않는다. 대현 씨가 멜로디를 흥얼거리며 가현 씨가 따라 부르고 그 멜로디를 머리로 기억한다. 또는 멜로디를 녹음해두고 들으며 연습한다. 이렇게 탄생한 미니·싱글앨범이 지금까지만 8장이다.

수요일밴드의 노래는 학교와 관련된 소재가 많다. 2015년에 공개된 '나쁜 선생님'이라는 곡은 유쾌한 반주와 대현 씨의 톡톡 튀는 랩이 인상적이다. 작곡, 작사, 뮤직비디오, 앨범 커버 사진까지 모두 대현 씨 손을 거쳐 탄생했기에 그만큼 애착이 크다. 가사에서 대현 씨의 진심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데, 이런 게 교사들의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창의적인 학급 운영하라 하는 게/만 원 주고 치킨 두 마리 콜라 오징어 그리고/남는 돈으로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라는 거지 솔직히 나쁜 선생님

-'나쁜 선생님' 수요일밴드 중

"진도를 늦게 빼고, 수행평가를 미뤄서 치르는 등 나를 포함한 선생님이 평소 하는 잘못이 다 담겨 있어요. 또 불필요한 공문 등을 이야기하며 교육 행정에 대한 불합리를 표현했죠. 사실 발매할 때 걱정을 많이 했었어요. 하지만 오히려 선생님이 속 시원해하며 좋아해주셨죠."

수요일밴드는 학생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우유 가져가' 뮤직비디오.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우리가 나오니까 마치 연예인을 보듯 아주 좋아해요. 집에 가서도 '우리 선생님 가수다' 이렇게 자랑을 해서 할머니고 삼촌이고 친척 중에서도 우리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예요."

대현 씨는 현재 음악 전담을 맡아 4·5·6학년 아이들에게 우쿨렐레와 곡 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저에게 곡 쓰는 경험은 아주 특별했고 재밌는 것이에요. 그래서 아이들도 이런 걸 조금이나마 느껴봤으면 하는 마음에 시작했죠. 나를 통해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그게 정말 보람 있어요."

교사 일도 하면서 곡을 쓰고 공연을 하는 게 힘들 법도 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오히려 밴드 활동을 통해 힘을 얻는다고 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에너지를 얻고 그 에너지로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두 사람. 이들은 음악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도 비슷했다.

"우리는 어쿠스틱, 록, 랩 등 다양한 장르를 하고 있어요. 확고한 음악 색깔보다는 중요한 건 소재의 색깔이라 생각해요. 우리 일상이 담긴 노래를 오랫동안 노래하고 싶어요. 정년 퇴임을 하고 나서도 꾸준히 노래하는 게 목표죠.(박대현) 솔직히 옛날에는 큰 음악 페스티벌에 서는 게 목표였어요. 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것보단 노래를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더 커요. 제 목소리에 만족할 수 있을 정도가 되는 게 목표예요.(이가현)"

수요일밴드는 다음 달에 새로 나올 미니앨범 준비에 한창이다. 그중 '뜯어버렸어'라는 곡은 오는 23일 돝섬에서 열리는 '2017 뮤직 인 창원'에서 미리 선보일 예정이다. 교실 뒤, 환경미화 벽을 같이 꾸몄던 연인이 헤어지면서 그 벽을 뜯어버리고 싶다는 가사다. 수요일밴드가 학교 이야기만 하는 건 아니다. 지난 5월 발매된 '분홍비'란 곡은 달콤한 연애이야기다. 이 곡 역시 뮤직 인 창원에서 부를 예정이다. 

※수요일밴드의 공연은 오는 23일 돝섬에서 열리는 '뮤직 인 창원 2017' 1부 메인 스테이지(오후 1시~3시 30분)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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