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영대 일원 최치원 삶과 밀접
유적지 네트워크 관광산업 기대

경남도의회 경남학연구회는 8월 29일 돝섬에서 '고운 최치원의 발자취와 돝섬'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했다. 그동안 우리 연구회는 '경남을 빛낸 인물을 찾아서'라는 의미로, 매년 '제2의 유관순, 조수옥 여사', '김원봉 열사를 단장으로 한 일제강점기 조선의열단 활동상 재조명', 그리고 '실천궁행의 지식인, 남명 조식'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우리 역사 속에서 정신문화의 사표로 추앙받아 왔던 최치원 선생의 활동과 경남에 남긴 발자취를 조명함으로써, 최치원과 관련된 경남의 인연을 도민들에게 두루 알려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고, 활용방안을 모색하고자 경남대학교 고운학연구소와 공동으로 개최하게 되었다.

고운 최치원이 돌아가신 지 1000년이 지났다. 하지만, 천 년도 영겁으로 보면 찰나라는 말이 있다. 천 년의 세월이 살아 숨 쉬는 마산 돝섬에서 고운 최치원의 흔적을 찾는 의미 있는 세미나였다.

고운 최치원의 출생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지만 〈삼국사기(三國史記)〉와 〈삼국유사(三國遺事)〉에서는 모두 경주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고운 최치원 이야기'에서는 최치원의 아버지가 창원 부사였으며, 최치원의 출생지는 마산 앞바다의 한 섬이라고 한다. 이를테면 돝섬이라는 것이다. 돝섬에 남아 있는 석불은 최치원의 유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섬의 유일한 신앙의 흔적이므로 제사의식과 관련이 있고, 최치원의 신성성과도 연결될 거라고 추측하고 있다.

창원에는 최치원에 관한 대표적인 유적으로 월영대와 고운대, 청룡대, 강선대, 탁청대가 있고, 지명(地名)도 그의 아호를 따서 고운로, 해운동이라 했다. 월영대의 '달'과 관련하여 반월동, 완월동, 신월동, 월포동, 월남동, 두월동 등이 있다.

필자는 특히, 월영대 일원의 합포별서에 관심이 많다. 합포별서는 최치원이 벼슬살이를 접고 은둔했던 휴양과 빈객, 강학과 향학의 공간이었다고 하겠다. 그런 만큼 합포별서의 기능과 의미는 창원지역의 문화 정체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그런 점에서 합포별서는 현재까지 남아있는 월영대의 의미를 더욱 구체화할 수 있으며, 당시 그의 창원 생활을 종합적으로 고찰하는 데 중요한 단서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최치원은 합포별서에 은둔하면서 월영대, 고운대, 청룡대, 강선대 등지를 소요했던 것이다. 지금의 댓거리(현재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 일원은 최치원이 가족과 더불어 주요 거주지로 삼았던 곳이었다고 하겠다. 다시 말해서 최치원이 가족을 이끌고 가야산 해인사로 옮겨가기 전에는 줄곧 창원에서 생활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최치원의 유적에서 창원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인식할 수 있다. 창원의 지역사회는 고운 최치원의 삶과 행적을 주제로 깊이 있게 연구하고, 그의 자취가 남아 있는 자료와 유적들을 소중히 여겨 후대에 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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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경상남도 차원에서도 '경남지역의 고운 최치원 유적지 네트워크'를 하루빨리 구축하여 경남의 문화관광산업이 융성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돝섬에는 황금돼지를 만지면 고운 최치원 같은 똑똑한 아이를 출산한다고 한다. 복을 받고 소원을 비는 터도 있다. 꽃도 구경하고 무료 갯벌체험도 할 수 있는 돝섬을 한번 방문하여 다가오는 가을을 만끽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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