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아이디어 경쟁 분위기 15일 삼성전서 공개 예정
옛 동료 박석민 조언 구해, 구단 "창원대표 선물" 귀띔

올해를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하는 '살아있는 전설' 이승엽(삼성)의 KBO '은퇴투어'가 끝을 향하고 있다.

KBO와 10개 구단이 프로야구 최초로 이승엽의 은퇴투어를 하기로 뜻을 모아 지난달 11일 대전(한화)을 시작으로 18일 수원(kt), 23일 고척(넥센), 9월 1일 문학(SK), 3일 잠실(두산), 8일 사직(롯데), 10일 광주(KIA) 경기까지 진행했다.

첫 주자였던 한화는 선수들의 메시지를 담은 베이스와 현판, 보문산 소나무 분재를 준비했고, kt는 현판과 액자, 인두화를 전달하고 이승엽의 생일잔치를 열었다.

넥센은 이승엽의 등번호 36이 박힌 유니폼 액자를 선물하고 넥센 선수들은 36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착용하며 이승엽을 기념했다. SK는 가족과 여행을 즐기라는 뜻에서 여행용 가방 2개에 각각 숫자 3과 6을 새겨 선물했다. 가방 속에는 해먹, 폴라로이드 사진기 등 여행용품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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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삼성 이승엽이 7개 구단으로부터 받은 은퇴기념 선물. 왼쪽부터 한화 이글스 소나무 분재, kt wiz 기념액자 넥센 히어로즈 36번 유니폼 액자, SK 와이번스 여행 가방 2개, 두산 베어스 백자 달항아리, 롯데 자이언츠 순금 잠자리채, 기아 타이거즈 홈런 타구가 떨어진 지점의 관중석. /연합뉴스

두산은 이천 도자기를 선물했고, 롯데는 2003년 이승엽이 아시아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56개)을 새로 쓸 때 야구장 외야 관중석을 가득 메웠던 잠자리채에 착안해 순금 10돈을 들여 만든 잠자리채를 선물했다. KIA는 이승엽이 프로 데뷔 첫 홈런을 기록한 무등야구장의 의자를 떼어내 은퇴를 축하했다. 이처럼 각 구단은 이승엽의 은퇴를 축하하고 존경을 담은 특별한 은퇴 선물을 전달하고자 치열한 '아이디어 경쟁'을 펼쳤다.

이제 남은 일정은 오는 15일 마산(NC)과 10월 1일 잠실(LG) 경기다.

거의 마지막 순번인 NC로서는 이승엽의 은퇴선물을 두고 부담스러울 법하다. 과연 어떤 선물을 준비했을까?

은퇴선물 준비를 맡은 NC 마케팅팀 박중언 매니저는 행사 당일까지는 비밀이라며 말을 아끼면서 "창원을 대표할 수 있는 선물을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박 매니저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은퇴 선수에게 '우리 구단을 많이 괴롭혔으니 이제는 푹 쉬어라'는 뜻으로 재치있는 선물을 많이 전달한다"라면서 "그러나 우리는 은퇴투어가 이번이 처음이고, 레전드를 떠나보내는 의미가 더 강해 가벼운 선물을 준비하는 건 부담스러웠다"라고 털어놓았다.

NC 구단은 이승엽의 은퇴투어에 대한 논의가 있을 무렵부터 선물을 정하기 위해 이승엽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동료였던 박석민에게 문의했고, 기록과 기사를 찾아보는 등 다방면으로 알아봤다.

박 매니저는 "우리 구단이 신생팀이라 이승엽 선수가 마산야구장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어 아이템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라면서 "대신 '창원을 잊지 말아주세요'라는 의미를 담아 창원을 대표할 수 있는 선물을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NC 입장에서는 이승엽 은퇴 선물보다 함께 은퇴하는 NC 베테랑 이호준의 은퇴 경기가 더욱 중요하다. 정규시즌 마지막 홈경기인 오는 30일 넥센전에서 이호준의 은퇴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그는 "우리 구단 선수인 이호준 선수의 은퇴 경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더욱 고민 깊다"라면서 "아직 은퇴 선물도 정하지 못했다. 이호준 선수를 가장 잘 기념할 수 있는 것으로 준비하겠다. 기대해달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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