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립유치원 측 아직 세부결정 못해…도교육청, 사립유치원에 업무복귀 시정명령

사립유치원이 18일과 25~29일 두 차례 휴업을 예고하는 안내장을 가정으로 발송한 가운데 경남도교육청이 '18일 휴원 대책'을 발표했다. 도내 공립단설·병설유치원을 개방해 사립유치원 유아를 돌보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공립유치원이 관련 공문도 받기 전 도교육청 홍보가 앞선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학부모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장군동에서 6살 아들을 키우는 서모(42) 씨는 13일 아침 '사립유치원 집단 휴업, 공립유치원에서 책임지겠습니다'라는 경남도교육청 신문 광고를 보고 인근 병설유치원 3곳에 연락을 했다. 점심과 등하원 시간 등을 물어보려 한 것이다.

처음 전화 한 병설유치원에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답했고, 두 번째·세 번째 연락한 병설유치원은 "방금 공문을 받아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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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내 사립유치원 원장들이 지원확대를 요구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연합뉴스

서 씨는 "현재 다니는 사립유치원은 18일 돌봄을 신청한 아이가 우리 아이뿐이라며 난색을 보였다. 결국 맞벌이 가정 아이들은 그날 누가 어디서 돌봐준다는 건지 불안만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산회원구 중리에서 7살 딸을 키우는 박모(39) 씨는 "인근 병설유치원에 문의하니 교육청 통보는 받았지만 정원이 정해져 있어 추가 아이를 받을 수 없다고 했다. 이렇게 안내가 부실하고 성의없이 돌봄을 할 것을 같으면 오히려 보내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병설유치원 측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한 병설유치원 교사는 "오전에 공문을 받고 동참은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돌봄만 가능하다. 특별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는 없다. 강당에 신청한 아이 수만큼 수용하되 도시락과 간식은 개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병설유치원은 교사 긴급회의를 거쳐 신청 인원이 적으면 기존 6·7세 반에서 함께 수업을 하고 신청자가 많으면 특별실에서 따로 보육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초등교육과는 민원이 여러 건 접수됐다며, 갑작스럽게 전 공립유치원으로 확대해 혼란이 생겼다고 밝혔다. 유아교육담당은 "지난주부터 18일 휴원 대책으로 지역별 '도우미 유치원' 운영을 추진했다. 12일 사립유치원 불법 휴원에 교육부가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우리도 도내 모든 공립유치원이 돌봄에 참여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오전 일찍 전화한 부모들에게 안내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점은 인정한다"고 해명했다.

또 모든 공립유치원이 동참하도록 교육지원청 장학사들이 별도로 지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교육청은 창원 95곳, 진주 30곳, 통영 19곳, 사천 11곳, 김해 47곳, 밀양 19곳, 거제 29곳, 양산 27곳, 함안 13곳, 창녕 17곳, 함양 11곳, 거창 14곳 등 모두 332곳 공립유치원을 18일 사립유치원생들에게 개방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의령·고성·남해·하동·산청 지역에는 사립유치원이 없다.

도교육청은 사립유치원 휴원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휴업을 금지하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사립유치원에는 각종 지원금 차등화, 휴업기간 일수만큼 학부모 납입금 반환 등 행정조치를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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