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성장세 탄력…현역·예비 정치인 입당 줄이어
총선·대선 결과 여야 접전…보수 자리 뺏길지 주목

창원시 마산회원구가 내년 지방선거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마산회원구는 지난해 총선을 기점으로 자유한국당 중심의 정치 지형에 약간의 변화가 감지됐다. 이후 지난 5월 조기 대선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더불어민주당 성장세가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인재 영입으로 민주당 출마자 폭이 넓어진 데다, 지역 내 보수 정치인도 기존 정당 탈당 후 민주당 입당을 타진하는 등 지역 정서가 많이 달라졌다는 평이다.

◇하귀남 효과 = 마산회원구는 오랜 기간 민주·진보세력의 불모지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난해 20대 총선에서 하귀남 민주당 마산회원구지역위원장이 43%가 넘는 득표율을 보이면서 반전의 씨앗을 뿌렸다.

당시 새누리당 윤한홍 후보와 득표율 4.2%p, 득표수는 4147표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직전 19대 총선 15.4%p, 1만 5264표 차에 견주면 격세지감이었다.

더구나 19대 총선 때는 무소속 백상원 후보가 안홍준 후보 표를 일정 부분 가져갔음에도 큰 격차로 패했지만, 20대 총선 때는 국민의당 안성오 후보가 되레 하 위원장 표를 가져갔다는 평가 속에 4.2%p 차로 패했다. 아울러 하 위원장은 공식 선거 운동 시작 전날 후보 등록을 마치고 곧장 선거에 뛰어들었다.

그럼에도, 단 2주 만에 43%가 넘는 득표를 한 건 지역 정서가 예전 같지만은 않다는 방증이다.

◇바빠진 민주당 = 이 같은 변화에 내년 지방선거를 향한 민주당 마산회원지역위원회 움직임이 바쁘다. 정치 경력이 풍부하고 당선가능성이 큰 진보 정치 인사 영입, 내년 민주당 간판으로 선거 출마를 고민하는 인사들 입당 타진, 공천을 두고 벌이는 당내 경쟁 등 신경 써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민주당으로서는 3선 송순호 시의원 영입으로 내년 광역의원 선거 교두보를 마련한 점이 고무적이다. 송 의원은 민주당 입당과 함께 내년 도의원 내서읍 선거구 출마를 공식화했다.

보수 정당인 자유한국당 소속 3선인 이상인 시의원은 19일 탈당 선언과 함께 민주당 입당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 의원도 내년 도의원 선거 출마 뜻을 품고 있다.

이 의원은 송 의원 같은 민주당 차원의 인재 영입 사례가 아니어서 입당부터 험로가 예상된다. 한국당 출신인 만큼 당원자격심사 통과가 불투명한 데다 입당하더라도 공천 검증, 경선 등 난관이 산적하다. 하귀남 위원장은 "입당해도 내년 선거 공천과 관련해서는 모든 걸 내려놓고 평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평가와 경쟁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3선 시의원 예우'는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내년 창원시의원 양덕·합성·봉암·구암지역 선거 공천을 두고 당내 경쟁도 치열하다. 이상인 시의원의 도의원 도전, 손태화 시의원의 탈당 등 변화가 큰 해당 선거구 공천을 두고 민주당 이민희(비례) 의원과 문순규 전 의원이 당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통합진보당 소속으로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다 낙선한 문 전 의원은 지난해 총선 때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 의원은 지역구로 의정활동 폭을 넓힐 생각이다. 이 두 사람 사이에는 벌써 공천 경쟁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하 위원장은 "안 그래도 갈등과 대립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지역구 안배와 공천 관리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하 위원장도 홍준표 한국당 대표 복심인 윤한홍(마산회원) 의원이 도지사 선거에 차출된다면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어 관심을 모은다.

◇확실한 변화 가져올까 = 다만 지난해 총선 때 하 위원장 선전은 새누리당 내 공천 불복에 따른 반(反)윤한홍 정서가 작용했다는 게 정치권 일각의 평가다. 지난 대선에서도 홍준표(41.39%) 후보가 문재인(33.07%) 후보를 득표율 8.32%p 차로 꺾어 이를 방증했다. 이렇듯 민주당이 내년 선거 준비를 철저히 한다지만 30년이 넘게 고착화된 지역 정서를 한 번에 뒤바꾸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당 한 인사는 "아직 선거는 8개월이나 남았고 그 사이 일어날 변수는 많다"면서 "최근 경·부·울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듯 문재인 정부 인사·안보 실정이 부각돼 지역 내 전통적인 한국당 지지층이 결집하면 쉽게 자리를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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