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붕괴로 롯데 추격 허용
선발 조기 강판에 불펜 과부하
두산·LG전서 분위기 반전해야

지난주 NC를 보고 있노라면 3위도 위태롭다.

NC는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6경기에서 1승 1무 4패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그 사이 4위 롯데(75승 2무 61패)는 4승 2패 호성적으로 NC(75승 2무 60패)를 0.5경기 차로 바짝 쫓아 3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최근 양 팀 분위기 상으로는 NC가 4위로 내려앉는 건 시간 문제로 보인다.

지난주 경기를 복기해보면, NC는 첫 경기 5시간 가까운 혈투 끝에 승·무·패를 기록하고, 이튿날 경기는 후유증으로 대패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타자들의 타격감은 좋았다. NC는 지난주 팀 타율 0.360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홈런도 14개나 몰아치며 6경기에서 51점을 뽑아냈다. 주간 타율 1위를 기록한 손시헌(0.667)을 비롯해 스크럭스(0.433), 김성욱(0.385), 박민우(0.375), 박석민(0.353) 5명이 주간 타율 30걸에 포함될 정도로 방망이는 뜨거웠다.

문제는 마운드였다. 선발·불펜진이 한꺼번에 무너진 탓에 승수쌓기에 실패했다.

NC 마운드는 주간 평균자책점이 무려 11.02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6경기에서 모두 두 자릿수 실점을 하며 77점을 잃었다. 동시에 6경기 연속 두 자릿수 실점이라는 KBO 역사상 최초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NC의 이 기록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기록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88년 전인 1929년 나온 6경기 연속 두 자릿수 실점 기록이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그해 6월 19일부터 22일까지 6경기를 치르면서 모두 두 자릿수 실점을 했고, 이 기간 전패를 당했다.

이재학(2경기 8이닝 14실점), 장현식(2⅔이닝 9실점), 최금강(4⅓이닝 5실점), 맨쉽(4이닝 9실점), 구창모(4이닝 6실점)로 이어진 선발진이 전 경기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일찍 강판되며 쉽지 않은 경기 내용을 예고했다.

여기에 믿었던 불펜 필승조도 한꺼번에 붕괴했다. 김진성이 3경기에서 4이닝을 던져 3실점, 원종현이 3경기 2⅓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고, 마무리 임창민은 3경기에서 3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려 7점을 내주며 뒷문이 활짝 열렸다.

전반기 선발진이 흔들리면서 많은 이닝을 소화한 불펜진에 쌓인 피로가 지난주 동시에 터져버린 것이다. 이 같은 부진이 일시적으로 보이지 않아 남은 경기도 낙관하기 힘들다.

KBO리그는 이번 주부터 우천으로 순연된 잔여 경기 일정을 소화한다. NC는 20일 두산, 23~24일 LG와 홈에서 3경기를 치른다.

롯데에 0.5경기 차로 쫓기고 있는 NC는 3경기 모두 반드시 잡아야 하는 대결이지만, 두산이 KIA와 시즌 막판 선두경쟁 중이고, LG도 마지막 가을야구 티켓을 거머쥐고자 안간힘을 쓰는 만큼 쉽지 않을 전망이다.

NC로서는 이동거리가 없고 여유 있는 경기 일정이 그나마 다행이다.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는 투수진에 어느 정도 휴식이 생기기 때문이다. 단, 선발진이 긴 이닝을 책임져줘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이제 정규시즌은 단 7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롯데에 꼬리 밟힌 NC가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할지, 와일드카드를 거쳐야 할지는 이번주 3경기 성적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23.jpg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